당국·결제원 "계좌이동제 안정적 정착"…은행권 '냉담'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12-03 16:08 수정일 2015-12-03 19:19 발행일 2015-12-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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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내년 2월 이후 활성화될 것"
은행들 "어떠한 영향도 없어" 차분
지난 한 달(10월 30일~11월 30일)간 자동이체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긴 건수가 13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금융결제원은 매일 평균 계좌변경 건수가 5000건을 유지하고 있다며 계좌이동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은행들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800조원대에 달하는 자동이체 시장에서 ‘머니 무브’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까지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모양새라는 얘기다.

다만 내년 2월 서비스 이용채널이 영업창구 및 인터넷뱅킹으로 확대되면 상황은 바뀔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계좌이동서비스 시행 이후 한 달간 ‘자동이체 통합관리시스템(Payinfo)’에 48만5000명(중복집계)이 접속했다. 자동이체 계좌변경 건수는 13만5000건, 해지건수는 14만5000건을 기록했다.

대대적인 언론보도 등으로 변경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첫날 한달간 총접속자의 43.1%(20만9000명)이 몰렸다. 같은 날 해지와 해지와 변경이 각각 한달 집계 대비 39.3%(5만7000건), 17.0%(2만3000건)을 기록했다.

금융결제원은 신청자 1명당 평균적으로 5건의 자동이체를 변경하고, 4건을 해지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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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내년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 계좌이동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2월 계좌이동서비스 이용채널이 전국 은행지점 및 각 은행 인터넷뱅킹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에서도 계좌이동이 가능해진다.

요금청구기관에 대한 자동납부뿐만 아니라 ‘자동송금’에 대해서도 조회·해지·변경서비스 이용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은행권 반응은 미지근하다. 고객들의 관심이 떨어진 상태에서 쉽게 반전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한명이 자동이체 20건을 한 계좌로 모으면 20건의 실적이 집계된다”며 “사실상 고객들은 흩어져 있던 자금이체를 한 곳으로 모으는 데 서비스를 이용할 뿐, 주거래은행을 옮긴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내년 2월을 대비하고 있다. 고객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영업채널에서 손쉽게 자동이체·해지가 가능해지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

우리은행은 영업창구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른 은행들도 내년 2월에 대비해 주거래계좌 혜택 강화 및 이벤트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