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관세인하로 중국 내수시장 선점효과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5-11-30 18:41 수정일 2015-11-30 18:51 발행일 2015-11-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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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중 정상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서명한지 6개월, 협상타결 1년 만에 비준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비준동의안은 30일 실시된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재석 265명 가운데 찬성 196명, 반대 33명, 기권 36명으로 가결됐다.

만약 올해 안에 한·중FTA가 발효될 경우 우리 수출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하기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중국의 높은 소비재 수입관세와 비관세 장벽이 낮아지면 중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미국·일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한·중 FTA 효과로 올 들어 부진이 이어진 수출이 호조세로 돌아설 경우 내수와 더불어 수출이 경제성장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농·어업 분야를 중심으로 막대한 피해가 예상돼 ‘명과 암’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관세철폐 효과…중국 수출 청신호

정부는 한·중 FTA 연내 발효로 인한 관세절감 효과가 1조5000억원, 무역증대 효과는 6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중 ‘관세철폐 효과’는 우리 경제의 수출을 끌어올리는데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중국 내구재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비싼 관세 탓에 우리 기업들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FTA 비준으로 올해 관세가 낮아지고, 내년 1월 1일에 두 번째 관세인하가 이뤄지게 되면 다양한 품목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KOTRA는 한·중 FTA를 통해 가장 폭넓게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로 소비재, 화학, 전자, 농식품을 지목했다. 이 중 소비재와 화학 업종은 관세철폐 효과가 두드러지고 소비재, 화학, 전자, 전기, 농식품은 비관세장벽 완화 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KOTRA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소비 수준이 높아져 한국산 최종소비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수출이 확대될 것”이라며 “그간 높은 수입관세 탓에 수출이 어렵던 소비품 수출을 시도하거나, 중간제품 수출을 완제품 수출로 전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수출 증대는 한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로 2010년 2분기의 1.7%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에 순수출 부문에서 0.7%포인트 감소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1.0%포인트 성장 기여도를 기록한 수출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6개 연구기관은 한중FTA 효과로 향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총 0.96%가량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소비자 편익(후생 부문)으로 146억 달러(약 16조8776억원)의 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5만3000여 개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농·어업과 철강분야는 우려 상존

반면 이번 한·중FTA로 인해 농·어업 분야에서는 피해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매시장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 농업과 어업, 임업 등은 이번 협약 체결로 직격타를 맞게 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리 실정에 맞는 산업으로 농·어업 육성책을 서둘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농·어업을 경쟁시장으로 몰기 이전에 경쟁력을 키우는 과정이 선행돼야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한·중 FTA 발효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긍정적인 효과로는 냉연강판과 스테인리스 열연강판 등의 시장이 개방돼 수출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반면 전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중국이 거대한 경쟁상대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타내고 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