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중국 소비재 시장을 뚫어야 산다

김정호 기자
입력일 2015-11-30 16:52 수정일 2015-11-30 17:10 발행일 2015-12-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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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비준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하게 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이제 중국시장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까지 우리의 중국 수출이 부품 등 중간재 위주로 이뤄져 왔지만, 이제부터는 중국의 전방위적인 산업 구조조정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제조부문 수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서비스 산업 진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에 육박한다. 대 중국 수출비중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20%까지 높아져 있다. 그런데 중국 수출의 90%가 제조업이다. 서비스 수출 비중은 3%에 불과하다.

중국에선 이미 ‘정부 주도형 제조업 중심의 성장’이 점차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연 평균 10%대 성장으로 이제는 과잉투자, 과잉설비의 후유증을 톡톡히 앓고 있다. GDP 대비 50%에 가까이 투자해 온 결과다.

과잉의 거품을 드러내기 위해 중국은 내수 소비시장 육성을 선택했다. 시안(西安)같은 중서부 미개발지로 철강 등 과잉생산 산업들도 옮기려 한다. 40조 위안 이상을 투자해 현재 55% 수준인 도시화율을 2020년까지 60% 수준으로 일단 끌어올림으로써 수요 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이 내수와 서비스를 주요 성장 엔진으로 삼으려 하는 마당에 우리가 부품 소재 수출에 연연해선 답이 나오지 않는다. 대중국 수출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중국 전문가인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중국에는 없거나 약한 분야를 찾아야 한다”며 엔터테인먼트, 게임, 패션 등을 지목했다. 이미 중국이 쇼박스 키이스트 초록뱀미디어 다음카카오 아가방 등에 투자하고 있고, 현지에서 미용실 화장품 유통 등의 사업이 확실히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미래 7대 전략산업 가운데 제조업은 자동차와 첨단장비 정도다. 에너지 절약 및 환경보호, 차세대 정보기술,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비제조업이 훨씬 많다.

중국이 ‘사치품 천국’이라는 점도 고려사항이다. 2014년 기준 세계 사치품 소비 1위 국가가 중국이다. 세계 미술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부자가 많다. 소득 1만6000~3만4000 달러 수준의 중산층도 현재는 10% 안팎에 불과하지만 빠른 도시화율에 힘입어 2020년대에는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급격히 늘어나는 도시 중산층 이상을 겨냥한 소비재 수출 및 현지화가 긴요한 이유다.

한국을 자주 찾는 1980년대생 세대 바링허우와 1990년대생 주링허우가 모두 5억명이다. 중국 소비를 이끄는 이들이 선호하는 게 한류와 소비제 제품이다.

전세계 인터넷 쇼핑 이용자 가운데 가처분 소득 대비 온라인 구매비중이 31%로 세계 1위 나라. 중국은 그 만큼 온라인 구매족이 월등하다는 얘기다. 한국기업들이 찾아야 할 신세계가 여기에 있다.

김정호 기자 ma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