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지금 당신에게 꼭 필요한 물음, '내가 일하는 이유', 일본 15만 독자가 선택했다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11-27 07:00 수정일 2015-11-27 07:00 발행일 2015-11-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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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베스트셀러, 일과 인생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주는 책
도다 도모히로 지음 와이즈베리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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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내가 일하는 이유’는 일본에서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다. 현지에서 책은 출간 후 지금까지 15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몰이 중이다. 이어 출간한 ‘계속 일하는 이유’도 5만부 이상 판매됐다. 저자는 일본의 저명한 커리어 컨설턴트 도다 도모히로다. 그는 이 책으로 일과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현대인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책에는 저자가 일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겼다. 저자는 컨설턴트로서 겪은 경험, 일과 경력에 대해 연구한 성과를 바탕으로 정교하게 책을 구성했다. 그 구성 안에서 내용에 맞는 위인들의 명언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독자에게 깨달음을 준다. 특히 책에는 빈센트 반 고흐, 디에고 리베라 등 일하는 사람들을 사랑한 화가들의 작품이 본문의 내용과 연관돼 소개된다. 그 결과 일에 대한 더 깊은 사색과 성찰의 길로 독자를 이끈다.

저자 도다 도모히로 역시 일과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평범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홋카이도 대학 응용화학과를 졸업한 후 비철금속 제조 회사에 취업했으나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3년 만에 그만뒀다. 이과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았음을 깨닫고 뒤늦게 사회학부에 편입했다. 그리고 현재는 비영리기관과 출판사 등을 거쳐 저술가 및 커리어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45세에 커리어 컨설턴트 자격증을 딴 저자는 미국 직업 심리학자 도널드 슈퍼의 ‘일이란 나의 능력과 흥미,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말을 소개한다. 그는 일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이 말에서 누구나 자신의 천직을 발견할 수 있음을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

책은 저자의 말과 인용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파스칼의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업이다. 그런데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우연이다’란 문장이 있으면 그 옆 페이지에는 여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덧붙이는 식이다.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담도 담겼다. 명언은 지금 자신의 처지와 닿아 있을 때 마음에 진정으로 다가오는 법이다. 평소라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 위인들의 고지식한 말이지만 저자의 해석이 더해지고 독자 저마다가 가진 고민이 연결되면서 필사해 곁에 두고 싶을 정도로 힘이 되는 응원 구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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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는 이유’ (사진 제공=와이즈베리 출판)

책 여기저기에서 명화를 보는 재미도 있다. 디에고 리베라의 ‘꽃을 나르는 사람’, ‘디트로이트 산업’, 에드가 드가의 ‘무대 위의 무희’ 등 인기 화가들의 명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적이다. 이처럼 그 자체로도 인상적인 명화에 일과 인생의 고민이 맞물리며 더 큰 흡입력을 지닌다. 책 표지만으로는 제목대로 ‘내가 일하는 이유’에 대해 그럴싸한 말들만 늘어놓았을 것 같아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독자의 그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지 명언, 명화 등을 색다르게 배치하고 풀어내 책의 깊이를 더하고 볼거리를 늘렸다. 일본 20~40대 독자들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자신이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섣불리 충고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다. 주변의 기대와 강요로 위축된 현대인들이다. 책은 그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섬세하게 ‘내가 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내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답을 찾는 여정으로 인도한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 나침반과 같은 책이다.

부록으로 인제대학교 부속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종민 교수의 ‘우리가 함께 일하는 이유’가 수록되어 있다. 그 안에서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함께 일하는 의미를 찾는 것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의미 부여를 할 것인지를 논했다. 책 끝에는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는 코너로 출간 전 한국의 독자들에게 ‘내가 일하는 이유’ 사연을 공모해 선정된 10편의 글이 수록됐다. 자신과 비슷한 사연이 있다면 그 안에서도 스스로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와이즈베리 출판. 1만 2800원.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