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감소, 경제성장 정체로 이어지나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5-11-25 18:43 수정일 2015-11-25 18:43 발행일 2015-11-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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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7~12월)들어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가 모두 하락 전환했다. 취업난, 생활고 등 각종 경제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의 결혼 기피 현상이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출산율이 줄어들고 자칫 “미래 성장 동력인 일할 사람이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혼인건수는 6만44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00건(-3.3%) 감소했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3분기 혼인건수는 7월(-5.6%), 8월(-2.2%), 9월(-1.6%)으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혼인 건수도 22만 3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만 500건)보다 감소했다. 이에 통계청은 지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전체 혼인건수(30만5500건)보다 올해 혼인건수가 더욱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출생아 수 역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3분기 출생아 수는 10만84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400명(-2.2%) 감소했다. 작년 동기대비 출생아 수는 1분기 11만7700명, 2분기 11만300명로 지난해보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3분기에 하락 전환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 시기가 점차 미뤄지고 있는데다 가임여성 수가 줄어들며 혼인건수 및 출생아 수가 하락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혼인건수 감소가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 컨디션이 급격히 저하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출산율 저하는 곧 생산가능인구(15세~64세) 감소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이 경우, 우리 경제는 구조적 장기 불황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 불황을 몰고 오게 될 근본 원인은 인구 구조의 악화와 경제 혁신의 정체, 거듭된 부양책이 불러온 빚더미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며 “출산율 감소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인구 구조의 악화를 초래할 것이고 이 경우 한국 경제는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남미애 대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역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우리 경제구조는 송두리째 바뀌게 될 것”이라며 “일하는 사람이 줄고 부양해야 할 사람이 늘면 경제성장 속도가 급속히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