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투자 열풍… 달러예금잔액, 한달새 10억달러 늘어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15-11-23 17:19 수정일 2015-11-23 17:35 발행일 2015-11-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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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투자, 미국 금리 인상 앞두고 환차익 기대…당분간 늘 전망
외화자산 중 달러화 비중 4년만에 최고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있는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연합)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의 달러화 예금 잔액이 10개월 만에 15억 달러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우리·IBK기업·NH농협은행의 개인 달러화 예금 잔액은 10월 말 기준 41억9300만 달러다. 지난해 12월 말 32억7700만 달러보다 9억1600만 달러(27.95%) 늘었다.

개인 달러화 예금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달러화 기준으로 환산한 개인 외화 예금이 같은 기간 35억4400만 달러에서 43억7900만 달러로 증가했다. 8억3500만 달러(23.5%) 늘어난 수치다.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개인 달러화 예금 증가액은 6억6600만 달러일 것으로 추산된다. 평균적으로 달러화 예금이 전체 외화 예금의 80%를 차지한다. 이 비율을 적용하면 두 은행의 달러화 예금은 지난해 말 28억3520만 달러에서 지난달 말 35억320만 달러로 23.56% 늘었다.

이런 증가세는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6대 시중은행 통틀어 달러화 예금 잔액이 최근 한 달 새 9억6000만 달러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우리·기업·농협은행의 개인 달러화 예금 잔액은 이 기간 7억1500만 달러(20.5%) 늘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개인 외화예금 잔액도 최근 한 달 사이 3억1000만 달러 늘어났다. 외화예금 중 달러화 평균 비중인 80%를 적용하면 한 달간 2억4800만 달러 늘어난 것이다.

달러화 예금에 투자하면 달러 가격이 올랐을 때 환차익을 볼 수 있다. 환차익에는 세금도 붙지 않는다.

달러화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한다.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에는 원화로 받는다.

저금리 시대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달러화 투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현지 시각) 공개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여러 위원이 12월 회의까지 고용시장과 물가 등 경제 여건이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정도를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