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비평' 백낙청 편집인 50년 만에 퇴임, '창비' 세대교체 신호탄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15-11-23 17:43 수정일 2015-11-23 18:05 발행일 2015-11-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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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백낙청 창비 편집인 (연합)

한국 문학과 출판계를 이끌었던 ‘창비’의 백낙청(77·사진)편집인이 퇴임을 발표했다. 창비는 25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창비통합시상식(만해문학상·백석문학상·신동엽문학상·창비신인문학상·사회인문학평론상) 폐회 인사에서 백낙청 편집인이 퇴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염종선 창비 편집이사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는 2016년 50주년을 맞이하며 2014년부터 퇴임을 준비했다. 백 편집인이 올 5월 창비에서 발행하는 팟캐스트 ‘라디오 책다방’에 출연해 퇴임의 뜻을 비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매년 해오는 통합시상식에서 정식으로 퇴임을 발표할 것”이라며 “백 편집인을 비롯해 백영서 편집주간, 김윤수 발행인도 퇴임한다”고 전했다.

백낙청 편집인의 주도로 1996년 1월 ‘창작과 비평’이라는 계간 문예지를 창간하면서 시작된 창비의 역사는 2016년 꼭 50주년을 맞는다. 이번 백낙청 편집인의 퇴임은 창간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창비’를 만들어가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꽤 오래전부터 창간 50주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창비는 이후 인적, 내용적 쇄신을 통해 지켜야 할 것은 이어가고 개혁해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바꿔가며 새로운 틀을 갖출 계획이다.

백 편집인은 8월부터 불거진 신경숙 작가의 표절문제에 대해 “의도적인 베껴 쓰기,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문학 권력화’에 대한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신경림 시인은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백낙청 편집인의 퇴임에 대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더불어 “최근 불거진 부정적 측면은 분명 있다. 하지만 백 편집인이 ‘창비’를 창간하면서 한국 문학을 이끌고 개혁한 공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창비’가 창간하면서 한국 문단은 변화를 맞았고 진화했다”며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지만 그가 한국 문학에 미친 긍정적 영향, 순기능 역시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 동안 계간지 편집을 도맡았던 백낙청 편집인은 퇴임 후 대한민국 문단의 어른이자 문학평론가로서의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