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서울대 교수 "내년 키워드는 '멍키 바(M·O·N·K·E·Y·B·A·R·S)'"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11-09 18:15 수정일 2015-11-09 18:17 발행일 2015-11-10 23면
인쇄아이콘
김난도 교수
김난도 교수(사진제공=미래의 창 )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2016년 우리 사회의 키워드로 ‘멍키 바’(M·O·N·K·E·Y·B·A·R·S)를 제시했다. ‘멍키 바’는 어린이 놀이터나 군대 유격장에서 볼 수 있는 구름다리를 뜻하는 영단어다.

김 교수는 9일 오전 ‘트렌드 코리아 2016’ 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우리나라를 둘러싼 저성장 정치·사회·경제적 위기를 원숭이가 멍키바를 타고 넘듯 무사히 건너 안정된 2017년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았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2016년 키워드인 ‘멍키 바’는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인 ‘플랜 Z’(Make Plan Z) △크고 작은 사건으로 집단적인 불안장애가 나타나는 ‘과잉근심사회’(Over-anxiety Syndrome) △인터넷의 영향력 확대로 무섭게 성장하는 ‘1인 미디어’(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 △브랜드 대신 가치를 따지기 시작한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 △개념소비가 또 다른 과시의 수단으로 자리잡은 현상을 가리키는 ‘연극적 개념소비’(Ethics on Stage) △척박해지는 도시생활 속에 친환경주의적, 생태주의적 삶을 실천하려는 ‘미래형 자급자족’(Year of Sustainable Cultural Ecology) △불만스러운 현실에 대한 도피처로 자극적인 것이 주목받는 ‘원초적 본능’(Basic Instict) △소셜네트워크(SNS) 시대에 온라인상에서라도 그럴싸하게 보이고픈 ‘있어빌리티’(All‘s Well That Trends Well) △젊은 부모들이 마치 설계도면처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아이를 기르는 ’아키텍키즈‘(Rise of Architec-kids) △성별, 연령, 소득, 지역 대신 비슷한 취향을 중심으로 모이는 ’취향공동체‘(Society of the Like-Minded)의 이니셜을 조합해 만든 것이다.

10개 키워드 중에서도 김 교수는 ‘가성비의 약진, 브랜드의 죽음’을 내년 소비 트렌드를 보여주는 핵심 단어로 꼽았다.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후광효과 대신 ‘가격 대비 성능’에 집중하기 시작하며 ‘사치의 시대’가 가고 ‘가치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그는 “브랜드 후광효과가 갈수록 얕아지며 브랜드 충성도도 낮아지고 있다”면서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 감소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계속되는 불경기 속에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 확산이 이러한 브랜드의 몰락을 가져왔으며 이런 시대에는 핵심 역량을 갖춘 중소기업의 약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성비’가 중시되는만큼 단순히 낮은 가격이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플랜Z’도 주목해볼 키워드로 제시했다.

최선인 플랜A, 차선인 플랜B에 이어 ‘최후의 보루’를 뜻하는 ‘플랜Z’는 통장 잔고가 0원이더라도 우아한 삶은 포기할 수 없는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을 보여주는 단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소비 성향 변화는 세계적인 장기 불황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가계 대출이 1000조원 규모라는데 금리가 오르면 한순간에 생활비가 줄어 소비가 힘들어지고, 소비의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