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위안화, IMF SDR 편입 초읽기...당국 대응 절실"

이채훈 기자
입력일 2015-11-01 12:00 수정일 2015-11-01 12:00 발행일 2015-1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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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국제 표준에 맞춘 중국, 위안화 금융허브 노리는 선진국
금융연구원, \"우리 외환당국도 위안화 결제 준비 서둘러야\"
중국이 ‘위안화=기축통화’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중국 위안화가 국제 결제 시장에서 일본 엔화를 제치고 처음 세계 4위 결제통화로 부상했다고 1일 밝혔다.

금융연구원이 인용한 국제은행간금융통신협회(SWIFT) 자료에 따르면 위안화가 세계 결제통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월 1.4%에서 올해 8월 2.8%로 크게 확대됐다. 특히 전세계 무역금융(올해 8월 기준)에서 위안화의 비중은 9.1%로 유로화(6.1%)를 추월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전체 외환거래량중 위안화의 일평균 비중(국제결제은행 기준)은 2004년 0.1%(29위)에서 2013년 2.2%(9위)로 급증했다.

이처럼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지자 이번 달 국제통화기금(IMF) 집행위원회에서 예정된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 결정도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IMF SDR 통화 편입은 위안화가 명실상부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엔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통화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9년 위안화 국제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2010년 위안화의 IMF SDR 편입에 도전했으나 중국 외환정책이 국제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그 후 중국은 외환정책의 초점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췄다. 올해 7월 현재 중국은 한국, 독일, 프랑스, 호주, 칠레 등 16개국에 해외 위안화 청산결제기관을 설립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달 8일 위안화국제결제시스템을 공식 출범하며 통계 기준을 IMF의 것에 따랐다. 또 중국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처음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지니 얀 런던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분석가는 “중국의 역외 국채발행 목적은 자금조달이 아니라 사상 첫 역외 위안화 채권시장 개설에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중국의 노력은 결실을 거뒀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9월 방미 성과로 위안화 IMF SDR 편입에 대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조건부 동의를 이끌어냈다.

유럽 국가들도 위안화 IMF SDR 편입에 찬성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 이후 중국과의 ‘황금시대’를 선언한 영국은 런던을 위안화 금융허브 도시로 키우려는 기세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위안화 금융허브 구축에 대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우리 외환당국도 수출기업의 위안화 결제를 유도하는 ‘인텐시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채훈 기자 freei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