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불안한 미래에 지갑 닫았다…초저금리 기조에도 가계저축 증가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10-26 13:38 수정일 2015-10-26 16:15 발행일 2015-10-26 2면
인쇄아이콘
지난해 가계 순저축률 6.09%…전년대비 1.2%포인트 ↑
"소비위축 및 내수회복 지연 우려"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저축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점차 커져가는 불확실성에 국민들이 노후대비 등을 위해 소비 대신 저축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부문의 순저축률은 6.09%로 전년대비 1.2%포인트 높아졌다.

가계 순저축률은 가계의 순저축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가계저축률을 분석할 때 사용된다.

1990년대 초반까지 20%대를 유지했던 가계 순저축률은 하락추세를 보이며 2011년 3.39%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2년 3.42%, 2013년 4.90%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가계저축 증가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예금이나 보험, 주식, 채권으로 굴린 돈) 증가액은 61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8조1000억원 늘었다.

이는 갈수록 커지는 미래 불확실성에 가계가 씀씀이를 더 줄이고 저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분기 국민총소득(GNI)이 전분기대비 0.1% 감소할 정도로 소득여건은 악화됐다. 여기에 내년 경제성장률도 2%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확산되는 등 경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이에 은행 예금금리가 연 1%대 중반에 불과한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지갑을 닫고 저축에 집중하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 조사결과 연간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72.9%로, 해당 조사를 전국 단위로 확대한 200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저축 확대는 향후 경제성장, 고용, 임금 등에 대한 불안심리에 따른 ‘예비적 저축’ 증가에 일부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소비위축 및 내수회복 지연 가능성을 의미하므로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