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산가족 상봉, 다음은 남북 당국회담이다

사설
입력일 2015-10-19 16:26 수정일 2015-10-19 16:26 발행일 2015-10-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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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다. 상봉단은 금강산 방문을 하루 앞둔 어제 속초에 모여 60여년만의 극적인 만남을 준비했다. 작년 2월 이후 1년8개월만에 열리는 이번 상봉에는 우리 측에서 20∼22일의 1회차에 393명, 24∼26일의 2회차에 255명이 참여한다. 그동안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음에도 만에 하나 무산될까 마음을 졸였지만, 예정대로 상봉이 실현될 수 있게된 것은 정말 다행스럽다.

사실 이번 상봉이 성사되기까지는 살얼음판의 연속이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의 ‘8·25합의’에 의해 추진됐지만, 북측이 어떤 핑계로 합의를 깨고 상봉행사를 보이콧할지 알기 어려웠다. 지난 10일 북의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한 장거리 로켓 발사 여부가 최대 변수였고, 이번 박근혜 대통령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북핵에 강력 대응한다는 공동성명에 북이 반발해 상봉 무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게 우려됐었다.

그런 점에서 북이 결정적인 도발에 나서지 않은 것은, 모처럼 형성된 남북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8·25 합의의 첫 단추로서, 앞으로 당국회담과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한 불씨이자 인도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로서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남북관계 개선의 추동력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를 계기로 남북간 신뢰를 쌓고 발전적 협력의 틀을 넓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음 단계는 남북 당국간 회담이다. 우리 주도로 당국회담을 통해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진전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 물론 그 전제는 북의 진정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