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 2.7%로 하향

유승열 기자
입력일 2015-10-15 17:52 수정일 2015-10-15 19:06 발행일 2015-10-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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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는 3%대…"전문가들 지나치게 낙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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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수정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신흥국 경기둔화 등 글로벌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내년도 3%대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7%, 내년 성장률을 3.2%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전망치보다 각각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올 성장률이 낮아진 이유는 2분기 실적이 당초 전망인 0.4%에서 0.3%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7월 전망과 이번 전망에 큰 차이가 없지만 부분적으로 변동은 있었다”며 “수출 여건이 7월보다 부진했고, 내수는 소비와 건설투자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개별소비세가 인하되고 블랙프라이데이 등 정부 정책이 민간소비 회복세를 뒷받침했다”며 “앞으로 소비 개선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점차 개선되면서 경제성장률이 3% 초반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성장경로가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생산성과 그동안의 자본축적도 등을 감안하면 (잠재성장률이) 3%대 아래로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저유가의 영향, 수요측면에서의 하방압력 지속 등으로 0.7%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특히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 및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가 각각 2.2%, 2.4%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1.6%로 전망했다. 석유류가격의 소비자물가 하락효과가 내년 1분기 이후 소멸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문제 삼았다. 정부의 내년 예산편성이 확장적이지 않아 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3%대는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의 3%대 전망치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교역부문에서 중국 성장둔화가 본격화되고 미국 성장도 한계를 보이고 있어 내년 경제여건 역시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게 없다”고 말했다.

마크 월튼(Mark Walton)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이 여전히 내수 회복세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주 발표될 3분기 GDP는 저조한 현재 경제 상황을 반영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다음달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지난해 10월에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이 3.5%였는데 이를 감안하면 실적치와 괴리가 너무 큰 편”이라며 “내년에도 3%대 성장률을 고수하다가 무리한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