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성장이 불평등 해법”

사설
입력일 2015-10-13 15:40 수정일 2015-10-13 16:47 발행일 2015-10-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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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선정됐다. 그는 저서 ‘위대한 탈출’을 통해 불평등이 성장을 촉진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불평등이 줄어들며, 특히 자본주의적 경제성장이 빈곤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왔다는 점을 입증했다.

한마디로 불평등의 부정적 기능보다 긍정적 효과가 더 크고, 소득 불평등은 성장의 결과인 동시에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논지이다. 지난 2013년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론’에서 오늘날 불평등이 어느 때보다 심화돼 있다며, 부유세를 통해 빈곤층에 부(富)를 재분배함으로써 소비를 늘리고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주장을 펼쳐 ‘피케티 신드롬’을 일으킨 것과 정반대의 견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결국 절대 빈곤을 줄이기 위한 근본 해법으로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게 급선무이고, 국가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더욱 개발지향적인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 디턴 교수의 결론이다. 그는 또 불평등이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성장을 자극하며, 성장의 활력이 떨어질수록 불평등이 심화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을 예로 들어 “분배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빈곤 탈출의 욕구를 원동력 삼아 선진국들보다 높은 고속성장을 이룩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주장은 분명하다. 오늘날의 불평등은 빠른 성장의 부작용이기 때문에 부의 재분배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수 없고, 역동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유럽의 몇몇 나라에서 보듯, 보편적인 복지 추구는 재정의 파탄을 부르고 성장 후퇴와 빈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빈곤과 불평등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울림이 큰 목소리다. 과도한 복지에 대한 경고이자, 성장만이 부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첩경임을 거듭 강조한 메시지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확실히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