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프리뷰] 웃기면서 무섭다…코믹과 스릴러를 넘나드는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10-10 17:19 수정일 2015-10-25 21:56 발행일 2015-10-1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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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과 스릴러, 두 장르의 절묘한 조화…영화는 뉴스에 담긴 불편한 진실을 다뤄
배우 조정석, 김대명, 이미숙, 이하나 출연… 노덕 감독,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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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 ‘량첸살인기’는 극중 등장하는 소설 이름이다. 중국 살인마가 쓴 작품으로 허무혁(조정석) 기자는 이 소설의 한 구절을 인용해 사건을 보도한다.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를 정의하면 ‘코믹 스릴러’다. 해고 위기에 몰린 방송기자 허무혁(조정석)은 우연한 제보로 연쇄살인사건과 관련된 특종을 터뜨린다.

하지만 그가 공개한 정보는 진실과 달랐고 실수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특종이 오보라는 사실을 알리 없는 회사의 압박,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의 의심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허무혁을 중심으로 코믹과 스릴러를 오고간다. 그 덕분에 관객은 섬뜩한 스릴러를 웃으며 보게 된다.

영화는 겉으로는 기자의 삶을 말하지만 그 속에는 인간이 있다. 개인의 욕심을 채우려는 한 기자의 오보, 어떻게든 후속 보도를 이어가려는 보도국, 자신의 살인을 숨기고 정당화 하려는 살인자 그리고 범인은 쫓는 형사의 무모한 수사가 영화 안에서 맞물린다.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직업적 특색보다 그 일을 하고 생계를 이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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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사진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주인공 조정석도 마찬가지다. “조정석이라는 배우에겐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는 노덕 감독의 분석처럼 그는 이번 작품에서 사면초가에 빠져 허우적대는 허무혁을 잘 묘사한다. 오보라는 사실을 알고 숨기려는 모습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오고 뒤늦게 모든 사실을 밝히려는 장면에서는 통쾌함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허무혁을 둘러싼 보도국과 경찰도 비슷하다. 특종을 키우려는 데스크 백국장(이미숙), 허무혁의 상사 유팀장(태인호), 뉴스를 의심하는 오반장(배성우) 등 인물들은 적재적소에서 웃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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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종: 량첸살인기’속 한승우를 연기한 배우 김대명.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가 코믹에서 스릴러로 넘어갈 때는 허무혁의 진실을 아는 남자 한승우(김대명)가 있다. 그는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 섬뜩한 목소리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김대명이 연기한다. 이번에 그는 직접 화면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순진한 웃음과 섬뜩한 표정을 동시에 연기한다.

메인포스터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포스터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특히 그가 허무혁의 아내 수진(이하나)를 잡기 위해 뛰어가는 장면에선 극장 여기 저기에서 놀란 신음이 터져나왔다.

화면으로 달려오는 그의 크고 재빠른 몸놀림은 관객에게 스크린을 찢고 나올 듯한 공포를 안겼다.

영화는 허무혁과 한승우의 대결 장면에서 만큼은 숨막히는 긴장감을 제대로 보여준다.  

 영화의 결말은 아쉬운 부분이다. 코믹이라고는 하나 연쇄살인범이 있는 스릴러 영화로서 결말은 깔끔하게 끝나야 했다.

선과 악의 대결에서 승자가 분명해야 한다. 하지만 ‘특종: 량첸살인기’는 이 부분이 분명하지 않다.

감독은 “뉴스의 진실은 국민이 판단하는 것이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지만 허무혁과 한승우의 대결은 애매하게 끝을 낸다.

이 부분에 대해 노덕 감독은 “자신이 의도한 결말이고 판단은 관객에게 맡긴다”고 말한다. 감독이 던지는 메시지와 관객 자신이 상상하는 결말을 비교해보는 것 또한 영화가 주는 재미다. 영화는 22일 개봉한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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