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 믿고 보는 세 배우의 만남, 그 중심에 이병헌이 있다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10-08 15:54 수정일 2015-10-08 18:45 발행일 2015-10-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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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출연
윤태호 작가 웹툰 원작
우민호 감독 11월 개봉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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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 (사진 제공=쇼박스 미디어 플렉스)

사생활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배우 이병헌이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 이어 ‘내부자들’로 다시 한 번 대중 앞에 선다.

‘내부자들’은 ‘미생’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미완결 작품으로 영화를 통해 그 결말이 드러난다. 극 중 이병헌이 맞은 역할은 정치깡패 안상구다. 안상구는 이강희(백윤식) 등 힘있는 자의 개가 되어 그들의 뒷거래를 도와주는 인물로 개인적 야망을 이루려다 모든 것을 잃고 버려진다. 한 번 바닥을 친 안상구는 검사 우장훈(조승우)의 손을 잡고 다시 한 번 일어선다.

8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이병헌은 “안상구는 다양한 모습을 비춘다. 외모적인 부분부터 감정 변화까지 굴곡이 심하다. 자신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정치인을 향한 복수심을 기본 감정선으로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소개된 캐릭터 영상에서 안상구는 무식하면서도 순진한 모습을 보여줘 웃음을 자아냈다. 이병헌이 설명하는 캐릭터의 특징은 ‘여우 같은 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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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 (사진 제공=쇼박스 미디어 플렉스)

그는 “극 중 이강희가 나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그 말 그대로인 것 같다. 안상구는 자기 생각엔 머리를 잘 굴린다고 여기지만 결국 남들에게 이용당한다. 그런 부분이 관객에게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헌 외에도 영화엔 백윤식, 조승우, 이경영, 김홍파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출동한다. 그 중 조승우는 영화 출연 결정까지 세 번이나 거절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조승우는 “윤태호 작가 팬이다. ‘내부자들’ 원작도 봤다. 그런데 내가 연기하는 우장훈 캐릭터만 원작에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출연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농담이 섞인 진담을 던졌다. 그는 이어 “내 얼굴이 동안인 편이라 검사 역할에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작품에 합류했다가 오징어가 돼서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감독이 꾸준히 설득했고 결국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우민호 감독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냥 본능이었다. 우장훈 역에 조승우를 상상하는 것은 첫사랑을 만났을 때 느끼는 짜릿함이 있었다. 시나리오 작업할 때부터 조승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무조건 그 배우와 함께하려고 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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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 (사진 제공=쇼박스 미디어 플렉스)

윤태호 작가 원작을 다룬 드라마와 영화를 살펴보면 웹툰과 큰 차이가 없다. ‘이끼’와 ‘미생’은 각각 영화와 드라마로 재 탄생했지만 줄거리와 캐릭터의 성격은 원작가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내부자들’은 다르다. 감독은 미완결이라는 원작의 특별한 사정 속에서 기존에 있는 사진작가 이상업 대신 검사 우장훈을 새로 만들었다.

윤태호 작가는 “영화 ‘내부자들’은 내 작품과 가장 결과가 다르다. 원작이 중간된 부분이 있어서 감독이 뒷 이야기를 창작해 나에게 시나리오를 보냈다. 글은 비행기 안에서 봤다. 하지만 10장 정도 보다가 관객 입장에서 영화를 만나고 싶어 더 이상 페이지를 넘기지 않았다. 영화에 대해서도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전적으로 감독의 선택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기대를 모았던 이병헌의 전작 ‘협녀: 칼의 기억’은 43만 관객 수에 그쳤다. ‘내부자들’이 배우 이병헌에게 면죄부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