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악의 부실 국감, 이대로 둘수는 없다

사설
입력일 2015-10-07 14:36 수정일 2015-10-07 14:37 발행일 2015-10-08 2면
인쇄아이콘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오늘 각 상임위원회의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2차례로 나눠 진행된 이번 국감은 사상 최악의 부실 국감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시민·사회단체와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정감사 NGO모니터단도 이미 이번 국감에 ‘D학점’이라는 형편없는 평가를 내놓았다.

여·야 모두 내분에 빠져들고 정쟁만 거듭한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마음이 지역구에 가있는 의원들의 무관심이 저질 국감을 초래했다. 새누리당은 오픈프라이머리 등 공천 룰과 관련한 당내 갈등, 새정치민주연합은 당 혁신안과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을 둘러싼 계파간 대립으로 국감 이슈는 뒷전에 밀려났다.

무분별한 증인 채택, 호통과 막말, 수준 이하의 질문 등 꼴불견 행태 또한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기껏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불러놓고는 기업 지배구조를 따지기는 커녕, “한·일 축구전에서 한국을 응원하느냐”고 묻고 지역구 민원 해결을 요구했다. 증인에게 “‘물건’ 좀 꺼내 보라”는 막장 발언까지 나왔다.

증인들을 몇 시간씩 기다리게 한 뒤 한두마디 질문을 던지고 답변은 제대로 듣지 않는 구태(舊態)도 여전했다. 육·해·공 3군 참모총장들을 불러 4시간을 대기시키고는 고작 군 사법개혁에 관한 질문 한가지만 던졌다. 메르스 국감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들에게 한마디의 발언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도무지 이런 국감을 언제까지 보고있어야 하는지 정말 답답하다.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 정책과 예산 집행 등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을 수행하는 국감 본연의 취지는 사라진지 오래다. 이러니 ‘국감 무용론’만 비등해지고 있다. 더 이상 이같은 엉터리 국감을 그냥 둘 수는 없다. 국회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개혁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