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만성피로, 식욕부진이라면 갑상선 저하증 의심해봐야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입력일 2015-10-06 16:51 수정일 2015-10-06 16:52 발행일 2015-10-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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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회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란 체내에 갑상선 호르몬의 양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줄거나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만드는 과정에 문제가 생겨서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들어 발생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주로 신체 대사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관여하므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특징적 증상이 아닌 각종 대사 기능의 저하에 의한 모호한 증상을 가지게 된다. 만성 피로, 식욕 부진, 체중 증가, 추위를 타는 것, 손발이 찬 것, 저혈압, 변비 등이 있을 수 있다. 그 밖에도 머리카락이 건조하고 잘 끊어지며, 피부가 건조해지고, 손톱이 잘 부러진다. 또한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우울증, 건망증이 심해지기도 하며, 여성의 경우 생리 불순, 월경 과다, 습관성 유산이 동반되기도 한다. 커피 없이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하시모토 갑상선염(Hashimoto’s thyroiditis)에 의해 갑상선 자체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이다. 그 밖에도 갑상선암이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치료하기 위해 갑상선을 제거한 경우, 드물게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의 기능 저하증이나 종양이 있는 경우가 있다.

채혈 검사를 통해 혈액 내 갑상선 호르몬 농도를 측정하여 진단할 수 있다.

양방에서는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복용함으로써 갑상선 기능을 정상으로 만든다. 그러나 과량의 갑상선 호르몬은 갑상선 중독증과 폐경 후 환자의 골다공증, 노인의 심근 비후 및 수축력 증가와 심방 세동을 증가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갑상선 질환을 영류(癭瘤)라 부른다. 영류는 근심 걱정으로 인해 기혈(氣血)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막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았다. 또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만성 피로, 식욕 부진, 추위를 타는 것은 오장육부의 기혈이 부족한 허로(虛勞)병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환자의 체질과 병증을 살펴 부족한 오장육부의 기혈을 보충하고 그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처방을 사용하면 증상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갑상선 호르몬 수치도 정상화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갑상선암으로 갑상선 제거하거나 뇌하수체 종양으로 뇌하수체를 제거한 경우는 한의학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이외의 경우는 대부분 한의학적 치료의 대상이 된다. 꾸준한 치료를 통해 인체내 면역, 내분비, 부신 등의 기능을 정상화하여 더 이상 자가면역반응이 발생되지 않게 되면 호르몬 제제에 의존하지 않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