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출사표’ 컨소시엄들, 생존전략은?

심상목 기자
입력일 2015-10-01 16:31 수정일 2015-10-01 18:07 발행일 2015-10-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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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인터넷은행 출사표
한국카카오은행 주식회사(카카오뱅크) 발기인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류를 제출하기 전 살펴보고 있다. (연합)

KT와 카카오, 인터파크가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국내·외 기업들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출사표를 던졌다.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이 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각 컨소시엄의 생존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한 중금리 대출…신종 서비스 출시 계획

예비인가를 신청한 컨소시엄들은 중금리 대출의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금융당국이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컨소시엄들은 특히 주주사들이 보유한 방대한 규모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중금리 대출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KT는 고객이 동의하면 휴대폰 개통 이력과 온라인·모바일 결제정도, 가맹점 매출 관련 정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KT가 약 3000만명, GS리테일이 보유한 2000만명의 데이터를 이용하고 BC카드가 보유한 전국 265만개의 가맹점, KG이니시스 등 PG사의 결제 관련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신용평점을 적용해 실시간으로 소액대출을 포함한 중금리 혜택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인터파크는 경제생활과 밀접한 각종 상거래와 금융거래에 기반한 빅데이터를 활용하기로 했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의 고객수를 합산하면 약 2억명에 달하고 사업자수는 150만개에 이른다고 인터파크측은 설명했다.

이들의 비식별정보를 분석해 신용평가의 혁신을 이뤄내 중신용 고객에 대한 대출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인터파크 측은 “중신용 고객에 대한 대출 이자율을 10% 이상 낮춰 연간 2조5000억원의 이자비용을 경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다음과 카카오톡 서비스 이용자 정보를 분석해 중금리 대출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소시엄들은 또 차별화 전략으로 참여사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다. KT는 실시간 스마트 해외송금을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상대방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송금액과 해당국가의 거래통화를 설정하면 본인 인증 후 송금이 가능하다. KT는 “수취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수수료 역시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는 소비자의 생활서비스 전반에 걸쳐 적립과 사용이 가능한 가상화폐인 가칭 ‘아이머니(I-Money)’를 선보여 생활밀착형 은행이 되겠다고 천명했다.

◇“제2금융권 영향 받을 것”

인터넷 전문은행이 본격 출범해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되면 관련 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하다.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향후 신용등급 5~9등급 고객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이들은 신용등급의 영향으로 저금리의 은행이 아닌 제2금융권으로 밀린 고객들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을 중금리로 대환해주는 영업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며 “기존 은행보다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인터넷 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담보대출’에 대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대출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라며 “담보대출을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운다면 시중은행들도 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