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스바겐의 교훈… “신뢰 잃으면 다 잃는다”

사설
입력일 2015-09-24 15:58 수정일 2015-09-24 16:35 발행일 2015-09-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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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스캔들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미국 환경청이 폭스바겐 디젤 차량 48만2000대의 리콜과 함께 180억달러(약 21조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린 이후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설 움직임이다. 폭스바겐은 전세계에서 1100만대의 차량이 관련됐다고 시인했고, 우리나라와 많은 국가들이 조사에 착수했다. 마르틴 빈터코른 CEO(최고경영책임자)도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그룹 폭스바겐의 브랜드 이미지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회사 존립마저 장담하기 어려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앞으로 엄청난 배상금 부담으로 파산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과거 자동차 리콜은 대부분 품질관리 소홀로 빚어졌지만, 이번 일은 고의적인 속임수이자 소비자에 대한 ‘사기’로 기업의 도덕성 문제로 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사태는 독일 제조업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대표기업으로서 품질의 대명사였고, 독일 제조업은 기술과 신뢰의 상징이었다. 오늘날 유럽 최강 독일의 힘과 위상은 그것을 원동력으로한 경제적 성공으로 구축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독일 기업,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에 대한 믿음이 불신(不信)으로 바뀌었다. 독일이라는 국가의 신뢰에까지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1937년 설립 이래 80년 가까이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해온 폭스바겐이 일순간에 추락하고 만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이번 사태는 기업경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은 소비자의 신뢰임을 거듭 확인시켜주고 있다. 자동차 회사 뿐아니라 모든 기업의 문제이고, 한 기업의 존폐(存廢)를 넘어 국가 신인도를 좌우하는 핵심 가치다. 더구나 우리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술과 품질, 신뢰를 바탕으로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우리 기업들이 반드시 명심해야할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