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환율전쟁, 한국의 환율정책은?

사설
입력일 2015-09-22 15:57 수정일 2015-09-22 16:09 발행일 2015-09-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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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5년 9월 22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선진 5개국이 달러가치를 떨어뜨리고,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가치는 높이기로 한 ‘플라자 합의’에 이른지 어제로서 30년이 지났다. 당시 무역·재정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의 압박으로 선진국들이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정키로 한것이다. 이후 2년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50%, 마르크화는 30% 급등했다.

지금 다시 글로벌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과 유럽이 앞다퉈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달러 가치가 크게 올랐다. 결국 미국은 최근 기준금리 인상을 유보했다. 중국 경기불안이 세계 경제에 가져올 충격을 우려했다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이 미국 경제 회복을 지연시킬 것을 경계한 때문으로 봐야 한다.

미국 금리동결 이후 유로존과 중국, 일본 등이 제각기 근린궁핍화를 초래할 통화가치 떨어뜨리기에 나설 태세다. 유럽중앙은행이 유로화 강세를 막기 위한 양적완화 확대를 시사했고, 중국도 위안화 추가 절하에 나설 움직임이다. 일본 역시 추가 양적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결국 환율전쟁은 더 격화될 수 밖에 없다.

우리 환율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연세대 김정식 교수가 2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정책세미나에서 “수출을 통한 우리 경제의 성장전략이 절실하다”며 고환율 정책을 주문한 것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이미 자본자유화가 이뤄져 인위적 환율 개입이 어렵고, 자본유출 우려로 정책의 여지 또한 매우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심각한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한 수출 증대가 우선돼야 하고, 이를 위한 원화절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의 미국 금리인상은 우리 원화가치의 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엔화와 위안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원화의 적정 환율을 유지하는 정책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