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잠재성장률 추락, 엔진꺼지는 한국 경제

사설
입력일 2015-09-21 16:02 수정일 2015-09-21 16:37 발행일 2015-09-22 2면
인쇄아이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2%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잠재성장률도 몇년 이내에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가 해외 36개 금융기관들의 한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집계한 결과 올해 성장률이 평균 2.5%에 그쳤고, 일부는 2.2∼2.3%까지 낮게 예측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성장률은 중국 경제 부진, 신흥국 위기, 미국 금리인상 등 각종 불안 요인에 의해 더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수출 감소세가 심화되고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데 따른 것이다. 내년 성장 전망 또한 어둡기 짝이 없다. 대외 악재들의 충격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전망치를 2.2%로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잠재성장률 마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0년대 4.6%였던 우리 잠재성장률은 2010~2014년 3.6%로 낮아졌고, 2015~2019년에는 2.5%선, 그 이후에는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큰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들이 특히 비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0년대 중반 잠재성장률을 2% 아래로, LG경제연구원도 2020~2030년 평균치가 1.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잠재성장률은 국가가 자본, 노동, 기술 등 가용자원을 동원해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수준으로 중장기 성장의 지표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지고 있다는 얘기다. 2017년부터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가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결정적 요인이 될것이란 분석이고 보면 그 하락 추세를 막기 어렵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결국 달리 길이 없다. 청년 고용률을 높이고 투자를 늘려 생산성을 제고하면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종합적인 대책이 급하다. 서비스산업으로 수요를 창출하고 내수를 활성화함으로써 성장력을 복원하기 위한 경제구조의 신속한 전환 또한 최우선 과제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 고착화의 늪에 빠져 주저앉을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