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경제 심각성 확인한 美 금리인상 유예

사설
입력일 2015-09-20 15:51 수정일 2015-09-20 16:10 발행일 2015-09-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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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이 유예되면서 중국 경제 부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재닛 옐런 의장은 지난 17일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중국 경기 부진에 따른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미국 경제를 다소 위축시킬 수 있다”며, “중국 경제의 갑작스러운 둔화가 가져올 위험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 리스크 때문에 금리인상을 미뤘다는 얘기이자,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임을 시인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금리인상 시기의 불확실성 또한 더 커졌다. 연내 인상은 어려워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동결로 우리 금융시장이 단기적인 안정을 되찾을 수 있게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중국 경제의 감속(減速)이 한국 경제에 가져올 더 심각한 충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대 중국 수출비중이 25.1%로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수출이 급속히 줄고, 또 중국이 위안화를 추가 절하할 경우 우리 제품의 경쟁력 추락이 불가피하다. 이미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 8월 전년 동월 대비 7.6%나 줄어들었다.

중국의 7% 경제성장률도 부풀려졌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이후 주식시장이 요동치자, 천문학적인 자금 투입과 금리인하, 위안화 절하 등의 조치를 총동원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채 경기에 대한 불안감만 더 높아지는 양상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지면서 세계 경제 추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선진국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특히 자원수출국 등 신흥국의 경제위기론이 비등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미국의 금리인상 유예로 시간을 벌었다기 보다는, 중국 경제 부진과 신흥국 위기 등의 더 큰 악재에 짓눌리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모든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수출을 살리기 위한 경쟁력 제고와 새로운 시장 개척, 내수 활성화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어느 때보다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