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계부채 신흥국 최고, 정말 뇌관되나

사설
입력일 2015-09-15 16:20 수정일 2015-09-15 16:21 발행일 2015-09-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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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신흥국 가운데 최고이고,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선진 12개국과 신흥 14개국의 국내총생산(GDP)대비 부채비율을 조사해 어제 밝힌 보고서에서다. 한국 가계부채는 작년말 GDP의 84%로 신흥국 평균(30%)의 2.5배에 달했고, 선진국 평균(73%)보다 높았다.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

폭증하는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수 있다는 경고는 새삼스럽지 않다. 최근 그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져 6월말 113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경기를 살리기 위한 DTI(총부채상환비율) 등의 규제 완화에 따른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점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 또한 금리인상 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로 경제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한은이 미국을 따라 곧바로 국내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 그렇다 해도 금리차로 인한 자본유출을 막으려면 시차를 둔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

금리 상승이 가져올 부채 가계에 대한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려도 700조∼800조원의 변동금리 대출 추가 이자부담이 연간 1조7500억∼2조원 규모다. 가계대출의 상당 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고 중산층 차입자가 대다수여서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는 견해도 있지만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한은은 부채상환에 취약한 부실위험가구가 112만 가구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이들 가계가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 금융권 부실, 부동산 침체, 소비위축, 기업경쟁력 약화 등 악순환에 빠지면서 다시 경제 위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가계부채가 가져올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비책이 정말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