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로켓 발사로 ‘8.25합의’ 판 깰건가

사설
입력일 2015-09-15 16:20 수정일 2015-09-15 16:21 발행일 2015-09-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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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려했던대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의 우주개발국장은 14일 “세계는 선군조선의 위성들이 우리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날아오르는 것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이 내달 10일의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로켓 발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북이 로켓을 쏘아올리면 모처럼 대화 국면을 맞은 남북 관계에도 다시 먹구름이 낄수 밖에 없다. 당장 10월 20∼26일로 잡혀있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역시 순조로운 진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 국무부는 즉각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위성발사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북의 로켓 발사에 유엔 차원에서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얘기다.

물론 실제 로켓을 발사할 지 아직 예단할 수 없고, 북이 미국에 적대적 대북 정책을 전환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북의 로켓 발사는 중대한 무력 도발임에 분명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유엔의 제재조치 논의와 우리의 단호한 대응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남북 관계는 다시 얼어붙고, 양측이 고위급 회담을 통해 어렵게 만들어낸 ‘8·25 합의’의 실천에 대한 북의 진정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분위기가 악화되면 이산가족 상봉 마저 어려워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은 2013년 9월에도 상봉 행사를 불과 나흘 앞두고 일방적으로 무산시킨 전력이 있다.

남북간 합의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당국회담과 민간교류 활성화에도 찬물을 끼얹게 된다. 결국 ‘8·25 합의’의 판이 깨질 우려가 큰것이다. 북이 진정 남북관계와 미국과의 적대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반드시 로켓 도발을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