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사설
입력일 2015-09-13 16:05 수정일 2015-09-13 16:08 발행일 2015-09-14 2면
인쇄아이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세계 금융시장이 초긴장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다. 미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제로(0) 금리에 종지부를 찍는다면 세계 각국의 환율과 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되고, 주식·채권 등의 금융시장에도 엄청난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번에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 해도 연내 인상은 기정사실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그 파장은 간단치 않다. 특히 신흥국들에 유입됐던 자금이 달러 등 안전자산을 찾아 대거 유출되면서 주식값과 화폐 가치가 급속히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그 조짐이 뚜렷한 중국 경제의 경착륙과 복합적으로 겹치면 글로벌 불황을 심화시키는 결정타가 될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치명적 위기가 될수 있다.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금리를 올렸다가는 그렇지 않아도 가라앉아 있는 경기에 다시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무엇보다 1천3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를 뒤흔들 뇌관으로 작용할 소지 또한 크다.

국제 금융시장 변동이 우리 경제에 가져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가동해야 하지만 정책 여력이 매우 제한적인 게 문제다. 금리정책의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고 보면, 환율 대책이 그나마 선택가능하다. 경상흑자 누적으로 우리 외환보유고가 비교적 충분해 자본유출에 따른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전제에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