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자동차금융에서 답 찾는다"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5-09-10 15:52 수정일 2015-09-10 17:33 발행일 2015-09-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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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하나銀 오토상품 속속 출시…복합할부 빈자리 쟁탈전
자동차금융 시장을 놓고 금융권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카드사와 리스·할부금융사 전유물로 여겨졌던 복합할부가 사라지며 저축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까지 자동차금융 관련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은 ‘1Q 오토론’을 출시하며 자동차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7월 승용차, 상용차, 건설기계 구입과 운영자금을 대출해주는 ‘SBI 오토론’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내년 초 중고차를 대상으로 하는 할부금융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KB금융은 KB손보 출범과 동시에 전 계열사와 협력해 KB매직카 적금, 오토론, 할부금융, KB매직카 KB국민카드, 자동차보험으로 연결되는 자동차 상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자동차 구입시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을 중심에 놓고 관련 금융 서비스를 집중 제공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전략이다.

올해 초 자동차업계와 카드사 간 수수료 협상이 결렬되며 과열 경쟁은 불가피해졌다. 4조원대의 복합할부시장이 사라지자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사들이 속속 자체 할부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해 자동차금융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며 “다른 업권보다 낮은 금리를 취급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신규 수익 창출에 자동차금융 상품의 실적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신한은행이 2010년에 선보인 ‘신한 마이카 대출’은 독보적이다. 상품 출시 이후 취급액이 매년 3000억원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상반기 기준 취급 잔액이 1조8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우리 카 행복대출’ 잔액도 464억원으로 전년 84억원보다 5배 가량 급증했다.

이에 따라 부정적인 측면도 불거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 금융권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을 주도했던 카드사나 리스·할부금융사는 기존 잘 구축된 인프라를 통해 아직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태”라며 “레드오션 시장이 된 만큼 영업채널 구조가 약한 금융사들은 제대로 된 장기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