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업 또 파업, 직장을 파탄시키고 나면

사설
입력일 2015-09-09 15:46 수정일 2015-09-09 15:46 발행일 2015-09-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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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사업장들이 노조의 잇따른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 노동개혁에 대한 반발과 함께 무리한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본격 ‘추투’(秋鬪)에 들어간 양상이다. 나라 경제는 이미 막다른 위기에 처해있고, 해당 기업들 또한 최악의 영업 실적에 신음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정말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금호타이어는 노조가 임금인상과 임금피크제 유보를 주장하며 지난달 17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가자 회사는 지난 6일 결국 직장폐쇄까지 단행했다. 효성중공업 창원공장 노조는 이미 3주일째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7분기 연속 영업손실에 지난해 3조2000억원대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 노조도 사측이 임금동결을 제시하자 지난 달 26일과 지난 4일 파업에 이어, 어제 다시 3차 부분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회사 자산을 매각해 임금을 올려라”는 식의 어이없는 요구까지 내놓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정년 65세 연장을 요구하고 임금피크제는 반대하면서 어제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가 4년 연속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대표적 귀족 노조의 도를 넘는 집단이기주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세계 경제는 이미 중국발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한국 경제 또한 최악의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으로 벼랑끝에 몰려 있다. 노사가 고통분담으로 함께 힘을 모아 난국을 극복하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마당에, 이같은 위기에는 눈감고 기득권만 지키려 하는 일부 대기업 노조의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은 크다.

무엇보다 이들 노조의 무리한 파업이 거듭되면 회사 경영만 더욱 악화되고, 수많은 협력업체와 지역경제의 연쇄적인 피해로 이어진다. 경기는 더 가라앉고 투자가 위축되면서 일자리 또한 줄어드는 악순환을 피하기 어렵다. 회사가 파탄에 이른 뒤에 그들은 과연 어디에서 기득권을 지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