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안화 절화 쇼크… 원·달러 환율 1250원 갈 수 있다

조민영 기자
입력일 2015-08-12 17:50 수정일 2015-08-12 18:05 발행일 2015-08-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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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쇼크
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선 12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위안화 매매 기준율이 뜬 스크린 앞에서 머리를 감싸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1일 위안화 가치를 1.86% 인하한 데 이어 12일에도 1.62% 추가로 내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8원으로 마감해 전일 종가보다 11.7원 올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1년 10월 4일(1194.0)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연합)

중국의 이틀 연속 위안화 평가 절하에 외환시장이 출렁이며 원·달러 환율이 1190원대를 넘어섰다. 중국 정부의 조치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연내 12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1.7원 오른 190.8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11년 10월 6일(1191.3원) 이후 3년 10개월만이다. 전날보다 1.4원 오른 1180.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장중 1192.8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원·달러 환율 급등은 중국 인민은행이 전날에 이어 추가로 위안화 가치를 대폭 인하하며 달러대비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330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일 고시환율 달러당 6.2298위안과 비교해 위안화가치가 1.62% 하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위안화는 지난 10일부터 이틀새 3.51% 평가 절하됐다.

그동안 중국은 경기 부양정책과 지준율 인하 등을 단행했지만 경기부양 효과가 미미하자 결국 위안화가치 절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안화절하에 나선 이상 수출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회복 등 기대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차례 이 같은 조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추가 절하 전망과 위안화와 동조 움직임을 보이는 원화를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이 연내 1200원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외환은행 외환딜러는 “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화를 대폭 절하하며 원화의 약세 흐름이 한층 더 강화됐다”며 “미국 Fed의 9월 금리인상 전망과 맞물리면서 이르면 3분기에 1250원대까지 고점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계속되는 강달러 영향에 미국 9월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린다 해도 위안화와 엔화약세가 원화약세를 자극하고 있다”며 “원화가 다른 통화와 함께 약세를 보이고 있어 연말까지 1200원까지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근접할 경우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저항선이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계은행 한 외환딜러는 “1200원대까지 고점을 높일 여지는 충분하지만 차익 실현 물량 등으로 자체 조정에 들어가면서 1200원선을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