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금리인상 대비 컨틴전시 플랜있나

사설
입력일 2015-07-30 16:16 수정일 2015-07-30 16:19 발행일 2015-07-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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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고용시장과 주택부문, 소비지출 등 미국 경제가 개선됐다며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도달했을 때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빠르면 9월 금리인상이 전망된다.

연내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2008년 12월 이후 미국의 ‘제로(0)’수준 금리가 7년만에 막을 내린다. 글로벌 경제에 일대 충격을 가져올 게 분명한데 그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 지 짐작하기 어렵다. 금리인상의 파괴력은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 이후 ‘긴축발작’에 빠졌던 때보다 훨씬 클수 밖에 없다.

한국 경제 또한 위기에 노출돼있기는 마찬가지다. 해외투자자들의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증시 하락과 환율 상승이 가속화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또한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는게 문제다. 이미 가계대출이 1100조원을 넘는 마당에 가계의 채무상환부담 증대는 금융시스템을 불안하게 하고, 얼어붙은 소비시장을 더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 겨우 불씨를 지핀 부동산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수 있다.

물론 미국 경제 회복으로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는 기대할만 하다. 그러나 지금의 모든 상황은 너무 좋지 않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경제가 성장둔화 현상을 보이고 있고, 유럽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어 이들 시장도 급속히 위축될 소지가 크다.

뾰족한 대응책은 없다. 우선적으로 금융시장 안전판 역할을 할수 있는 다양한 정책 수단들을 강구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 경제가 상황별로 어떤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지 면밀히 예측해 즉각 대비할 수 있는 컨틴전시 플랜도 완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