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표도르·최홍만, 짜릿 강렬 한방 다시 터지나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7-17 14:05 수정일 2015-07-17 14:05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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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선수 예멜리야넨코 표도르(AP=연합)

‘MMA 격투기 아이콘’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9·러시아)가 3년 만에,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5)이 6년 만에 격투 무대로 돌아온다.

표도르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러시아 격투기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행정가로서 러시아 종합격투기 발전을 위해 힘썼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알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도 알았다”며 “이제는 링으로 복귀할 때”라고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표도르는 ‘60억분의 1의 사나이’ 등 최고에게 붙을 수 있는 수식어란 수식어를 모조리 쓸어간 ‘격투 황제’다. MMA 헤비급 최초의 올라운드 파이터로 불리는 표도르는 세계 최강 타격가 미르코 크로캅을 비롯해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안드레이 알롭스키 등을 연파하는 등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헤비급치고 작은 체구인 표도르는 그동안 스피드와 탄력으로 약점을 감추면서 거구의 파이터들을 기술적으로 격파했다. 하지만 전력 분석이 철저해지는 MMA 흐름에서 표도르는 한계에 부딪혔다. 자신보다 체격과 힘이 우월하면서 테크닉 면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상대들이 늘어나자 표도르는 황제의 자리에서 조금씩 흔들렸다.

결국 UFC도 아닌 스트라이크포스에서 파브리시우 베우둠, 안토니오 실바, 댄 헨더슨에 연패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후 표도르는 비교적 쉬운 상대들을 골라 3연승한 뒤 은퇴했다. 표도르의 화려한 시절을 알던 팬들로서는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어쨌든 표도르가 고질적 부상을 털고 복귀전 일정을 잡아가며 훈련 속도를 높였다는 것은 격투팬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사실이다. 여전히 영향력을 지닌 표도르와 맞붙었던 최홍만은 좀 더 먼저 복귀를 선언하고 오는 25일 일본에서 열리는 로드FC 대회로 6년 만에 복귀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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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사진제공=로드 FC)

여전히 등장 자체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빼앗을 수 있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격투기 선수다. 팬들은 이미 ‘핵꿀밤’ ‘오지마 킥’ 등을 얘기하며 과거의 향수에 푹 빠졌다.

218cm·160kg라는 믿을 수 없는 체구에 쇼맨십까지 장착해 K-1을 타고 그야말로 한국에 격투기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경기력을 떠나 당시 K-1 최강자였던 세미 슐트, 레미 본야스키, 제롬 르 밴너, 바다 하리, 그리고 프라이드 표도르 등 세계적인 헤비급 파이터들과 같은 링에서 싸웠다는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역시나 표도르와의 맞대결은 아직도 생생하다. 최홍만은 2007년 12월 31일 일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열린 마지막 프라이드 '야렌노카 오미소카' 표도르와의 경기에서 1라운드 중반 암바를 내주며 아쉽게 졌다.

표도르는 종합격투기 전적이 26승 1패를 기록할정도로 절대 강자로 군림했지만 입식에서 활약했던 최홍만은 종합격투기 전적이 1전에 불과한 선수였다. 하지만 최홍만은 주눅 들지 않고 초반부터 강력한 힘으로 표도르를 당황하게 할 정도로 활발하게 움직였다.

신장이 큰 최홍만은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려는 표도르의 중심을 무너뜨리고 넘어뜨려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최홍만은 여러 차례 파운딩을 시도하며 표도르의 안면을 가격했다. 하지만 표도르가 최홍만의 팔에 올라타 암바를 시도했다. 그러나 최홍만은 재치 있게 팔을 빼 위기를 넘겼다.

이후 최홍만은 표도르의 저돌적 태클에 위기를 맞았지만 곧바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해 파운딩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노련한 표도르는 최홍만이 파운딩 기회를 엿보는 틈을 노려 재빠르게 암바를 시도, 1라운드 1분54초 만에 끝냈다.

약 7년 전의 맞대결이지만 표도르를 떠올릴 때는 최홍만이, 최홍만의 화려한 시절을 떠올릴 때는 표도르도 꼭 빠지지 않고 스쳐 지나간다. 그만큼 최홍만은 물론 표도르도 한국 팬들에게는 매우 강렬했다.

그때보다 모두 운동 능력이나 경기 감각 등은 쇠퇴했다. 하지만 폭발적 인기를 끌어 모았던 둘의 향수를 기억하는 팬들은 다시 한번 짜릿하고 강렬한 한방으로 건네는 전율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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