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돈풍, 전북 ‘판타스틱4’도 깼다

브릿지스포츠팀 기자
입력일 2015-07-10 09:53 수정일 2015-07-10 10:35 발행일 1970-01-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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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프로축구 장쑤 쑨톈으로부터 2년 6개월 동안 총액 50억원 넘는 초특급 영입 제안을 받은 K리그 클래식 FC서울의 최용수(42) 감독이 팀 잔류를 선택했다. 웬만한 특급 선수보다 더 좋은 제안 속에 최 감독도 흔들렸지만 끝내 '실리 보다 의리'를 택했다. 사진은 지난 5월 20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 FC서울과 감바 오사카의 경기에서의 최용수 감독.(연합)

브릿지스포츠팀 = 일본에 이어 중국의 거침없는 투자에 K리그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당장 전북의 판타스틱4’에도 금이 갔다. 

전북은 9일 중국 갑리그(2) 허베이 화시아 싱푸와 협상을 마치고 에두를 이적시켰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현지언론들도 에두가 허베이의 7번 유니폼을 들고 있는 사진을 게재하며 공식 입단식을 갖는다고 보도했다. 

충격이다. K리그에서 합리적 대우를 해줬던 전북 현대도 중국의 2부리그 팀에 선수를 빼앗겼다. 허베이 화시아 싱푸는 지난 시즌 중국 갑리그 14위에 그친 팀이다. 중국은 아니지만 수원 삼성은 주전 공격수 정대세(31)를 일본 J리그의 시미즈 S펄스로 이적시켰다. 시미즈는 일본 J리그 꼴찌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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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에는 현직의 FC서울 최용수 감독을 거액의 중국 자본이 파고들었다. 최용수 감독은 의리를 강조하며 일단 제의를 거절했지만 시즌 중이 아니었다면, 결정은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것이 축구계 안팎의 분석이다. 장쑤 세인티가 최 감독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26개월 계약 기간에 50억원은 조건 그 자체로 분위기를 압도한다. 

에두가...에휴..’

에두는 전북이 K리그 클래식과 FA,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트레블'을 꿈꾸며 야심차게 영입한 공격수다. 에두는 일본 J리그 FC 도쿄에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전북에 입단, K리그 클래식 20경기에서 113도움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이동국과 최상의 호흡으로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선두와 함께 AFC 챔피언스리그 8강을 이끈 그야말로 전북의 핵심자원이다.

이렇게 화려한 에두의 활약을 지켜보던 중국 클럽은 거대한 자본을 앞세워 전북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명예롭게 은퇴하겠다는 에두의 마음까지 뒤흔들었다. 에두 역시 국내에서 최고 대우를 받고 있지만 허베이는 에두에게 거부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연봉을 들고 제안했다. 

중국 거대 자본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에두는 "시즌 중 갑작스럽게 떠나게 돼 죄송하지만 입장을 이해해준 전북 구단과 최강희 감독에게 감사하다. 전북의 더블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도 "에두가 전북에서 우승을 목표로 명예로운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선수 생활 처음으로 접하는 파격적인 조건에 에두가 마음이 흔들려 이적을 요청했다""우리로서는 선수의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러운 일이지만 휴식기에 대체 선수를 영입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녹색독수리로 불리며 최강희 감독 애제자로 활약해온 에닝요가 경기력 저하를 이유로 스스로 팀을 떠난데 이어 에두까지 중국 클럽으로 떠나면서 이동국-레오나르도를 더해 구성됐던 이른바 판타스틱4’가 깨졌다.

전북 공격진에 비상이 걸렸다. 일단 8골과 3도움을 기록 중인 이동국이 당분가 선발 원톱으로 나설 전망이지만 더블 스쿼드 운용에 타격은 불가피하다. 에두+이동국 투톱 체제나 에두, 이동국을 번갈아 원톱으로 쓰는 기존 전술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레오나르도 외 이승렬-유창현 등이 있지만 당장 그 자리를 메우기에는 부족하다. 올스타 휴식기를 이용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긴급 처방은 가능하지만 새로운 외국인선수가 얼마나 빠른 시일 내 전북에 녹아들지 장담할 수 없다. 

중국발 돈풍의 위세가 K리그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브릿지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