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朴대통령-아베 직접 만나 담판지으라

사설
입력일 2015-06-23 17:48 수정일 2015-06-23 17:48 발행일 2015-06-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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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그제 서울과 도쿄에서 열린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 교차 참석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박 대통령은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겠다”고 했고, 아베 총리는 “앞으로 50년을 내다보며 함께 손잡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자”고 말했다.

한·일 관계는 정말 민감한 사안이고, 양국 사이에 쌓인 과제가 너무 많다. 위안부 문제만 하더라도 일본의 근본적 반성과 사죄 말고 달리 해결할 길이 없다. 그런데도 도덕적 결함을 안은 일본이 그 사실 조차 부정하는 마당이니 마땅한 해법이 없다.

그런 점에서 한·일 정상의 이번 메시지 교환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2월,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각각 취임했지만 양국 정상간 회담은 한번도 없었다. 양국의 정치적 갈등은 심각했지만, 그래도 경제적 협력이 손상되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져 왔음을 생각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이같은 갈등은 중국의 급속한 부상으로 세계 권력의 축이 변화하는 양상과 맞물려 한·미 동맹 관계의 심대한 변화까지 예고한다.

어느 때보다 한·일 양국간 긴밀한 전략적 결합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국과 일본은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큰 것 말고도, 과거 식민지배의 역사, 그리고 독도 등 영토 문제에 이르기까지 너무 깊게 얽혀 있다.

그렇다면 이제 변죽만 울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양국 정상이 얼어붙은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정상회담을 통해 꼬인 매듭을 풀 차례다. 많은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우리 입장을 단호하게 밝히고, 역사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한·일 정상회담은 빨리 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