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이번주 내로 타결될까?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6-23 17:12 수정일 2015-08-18 14:19 발행일 2015-06-24 22면
인쇄아이콘

브릿지경제 김효진 기자 = 그리스와 채권단 사이 ‘최후의 담판’으로 예상됐던 지난 22일(현지시간)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시리자 정부가 첫 ‘양보안’을 제출하면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 희망이 보인다는 분석이 잇달아 제시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날 그리스 시리자 정부가 연금 삭감, 부가가치세 인상 등을 담은 긴축 개혁안을 정상회담에 제시하면서 채권단의 마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협상 타결에 청신호가 켜졌으나 너무 늦게 도착한 긴축안으로 종합적인 평가를 내리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협상 시한은 연기됐다. 21일 밤 그리스 측이 잘못된 초안을 보내는 바람에 제대로 된 개혁안은 회담 당일 오전에서야 채권단에 제출할 수 있었다. 24일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를 열어 마지막 조율을 한 뒤 오는 25일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최종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그리스 새 협상안 어떤 내용 담았나

새로운 긴축 개혁안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그리스와 채권단이 마지막까지 갈등을 빚었던 연금 삭감안이다. 이번 개혁안에서 그리스는 2025년까지 은퇴 연령을 67세로 높이고 내년부터 조기 퇴직 하는 사람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낮추기로 했다.

사업주 및 근로자에게는 새로운 세금을 부과해 올해 5억4500만유로, 내년 18억6000만유로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가가치세율은 23%로 올려 올해 6억8000만유로를, 내년 13억6000만유로를 확보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채권단은 그리스에게 연금 저축액을 국내총생산(GDP)의 1%가 넘도록 늘리라고 요구했으나 그리스는 올해 0.4%, 내년 1%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도널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그리스가 수 주만에 처음으로 진짜 제안서를 들고왔다”며 환영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긴급 정상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25일이면 EU 정상회의를 위한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협상 타결 의지를 표출했다.

◇남은 걸림돌은?

정상회담 막후에서는 그리스 은행권의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자본 통제를 시작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자본 통제를 거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 등이 비공개 회의를 통해 그리스 내 자본 통제가 되지 않을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에 지원하는 긴급유동성지원(ELA)을 제한해야 한다고 논쟁했다고 보도했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앞으로 48시간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리스가 책임을 끝까지 다 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없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새로운 그리스 긴축안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밝혀 이번 주내에 협상이 타결될 기대를 좁혔다.

최대 채권국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바란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EU 정상회의에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