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쿠바 헤밍웨이집 복구 작업 나선다…제재완화 첫 수출사례

권익도 기자
입력일 2015-06-23 11:30 수정일 2015-06-23 11:33 발행일 2015-06-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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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쿠바 저택 ‘핀카비 히아’(AFP)

브릿지경제 권익도 기자 = 미국의 한 민간 재단이 미국과 쿠바 양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세계적인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쿠바 저택 복구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 CNN이나 영국 가디언 등 주요외신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소재 ‘핀카비히아재단’이 헤밍웨이의 유품 보존시설을 만들기 위해 볼트, 너트, 스크루드라이버, 망치, 지붕 등 86만 2000달러(약 9억 5000만원) 상당의 건설 물자를 쿠바로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건설 물자를 쿠바로 수출하는 것은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56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에 전격 합의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통상금지를 일부 완화한 뒤 처음으로 수출한 사례기도 하다. 당시 미국 정부는 과학, 고고학, 역사 보전 등의 영역에 한해 쿠바 주민 지원을 위한 물자 수출을 일부 허용하기로 했다.

이 재단이 보내는 건설 물자는 헤밍웨이 저택에 방치된 책, 편지, 사진 등의 유품을 지키기 위한 최첨단 보존시설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내년까지 자택 옆에 실내 온도조절 기능을 갖춘 2층짜리 보존시설을 짓고 덥고 습한 날씨와 열악한 시설로 훼손 우려가 있는 9000권의 서적, 헤밍웨이의 원고, 수천 장의 사진, 헤밍웨이가 주고받은 편지 등을 보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건축 사업은 쿠바 현지 건축가와 근로자들이 직접 참여해 사실상 양국의 공동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재단은 보존시설을 지어주는 대신 쿠바에 있는 헤밍웨이의 원고 등을 복사해 보스턴의 박물관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