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한일 화해모드에 일본내 '반한감정' 줄어들까 반색

박효주 기자
입력일 2015-06-22 18:02 수정일 2015-06-22 18:02 발행일 2015-06-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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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국갈등으로 최근 3년간 막걸리·소주·라면 수출 급감
브릿지경제 박효주 기자 = 경색됐던 한·일관계에 해빙조짐이 보이자 소비재 업계는 일본내 반한 분위기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2년 아베 신조 총리 취임이후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이 본격회되면서 일본내 반한분위기가 고조되고 대일 수출이 부쩍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내각부가 지난해 20세 이상 남녀 3000(응답자 1801명)을 대상으로 벌인 연례 국민의식 조사에서 한국에 ‘한국에 친밀감 못 느낀다’라고 답한 사람이 66.4%로 1975년 조사 개시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한국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전년보다 9.2% 포인트 감소하며 역대 최저치인 31.5%에 그쳤다.

이 같은 일본내 반한감정의 고조는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소비재 상품의 대일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한국의 대표 전통주인 막걸리의 경우 지난해 대일 수출이 914만 달러를 기록해 2011년 4841만8000 달러에 비해 81%나 감소했다. 이는 2013년과 비교해도 32.8% 감소한 수치다. 전체 수출액의 70%를 일본에 의지하고 있는 소주의 일본 수출액 도 2013년 7896만9000 달러에서 지난해 6780만9000달러로 14.1%나 감소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일본 내 반한감정 고조와 엔저의 영향으로 대일 수출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대표적인 한류 식품인 라면 수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국산 라면의 대일 수출액은 2447만 9000 달러로 전년에 비해 23%나 줄었으며 3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이처럼 최근 일본내 반한 감정이 고조되면서 급기야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마저 일본에 스마트폰을 수출하면서 자사의 로고를 가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6’를 일본시장에 출시하면서 제품에 새겨진 ‘삼성(SAMSUNG)’ 로고를 지우고 ‘갤럭시(Galaxy)’란 글자만 남겼다. 무선충전기 등 관련 액세서리에서도 ‘삼성’ 로고를 지웠다. 전작(前作)인 갤럭시S5까지는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간 화해분위가 조성되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일본서 반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술자리에서 소주나 막걸리를 안 마시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한일관계가 풀려 반한감정이 사그라들면 수출이 좀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