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미 2%대 성장을 예측한 바 있다.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에 따른 저성장 추세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데다 예기치 못했던 메르스 충격까지 덮친 탓이다. 이로 인해 2013년 2.8%에서 지난해 힘겹게 3.4% 성장으로 회복 기미를 보였던 우리 경제가 ‘더블 딥’(이중침체)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당장에는 메르스라는 돌발 변수가 소비지출을 크게 감소시키면서 성장율을 적어도 0.1%P는 갉아먹는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메르스가 빠른 시일내에 종식되더라도 우리 경제의 구조적 하방 요인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미국의 금리인상 파장, 중국의 성장 둔화, 그리스 사태에 따른 유럽의 불안, 엔저(低) 심화 등 중첩된 대외 악재(惡材)가 성장의 최대 걸림돌이다. 게다가 우리 경제는 성장 잠재력의 훼손으로 이미 세계 경기순환 사이클에서 상당히 벗어난 모습이다. 장기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이유다.
이는 금리 인하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의 단기적 경기부양 조치만으로는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우리 경제의 본질적인 구조 개혁을 가속화하는 길 밖에 없다. 지지부진한 공공·노동·교육·금융개혁을 서두르고, 규제 철폐로 기업들의 투자를 늘려 성장 경로를 다시 되찾는 것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