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프리뷰] 도쿄를 부탁해! 갱스터 힙합이 점령한 영화 '도쿄 트라이브'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06-13 12:00 수정일 2015-10-25 21:57 발행일 2015-06-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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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우에 산타의 만화 원작
힙합 비트에 맞춰 움직이는 도쿄를 지배하는 갱스터들의 싸움
소노 시온 연출, 18일 개봉.
메인포스터
영화 ‘도쿄 트라이브’ 포스터. (사진제공=어뮤즈)

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일본 이노우에 산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도쿄 트라이브(Tokyo Tribe)’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는 신선하고 파격적이다. 미래의 어느 시점. 도쿄를 지배하는 갱스터 무리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싸움을 벌인다. 늘 그렇듯 폭력이 난무하는 도쿄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 순미(세이노 나나)가 등장하며 변화를 예고한다.

그녀를 사이에 두고 조직 부쿠로 우롱즈와 무사시노 사루가 정면 충돌한다. 관객의 흥을 돋우는 요소는 하나 더 있다. 바로 ‘힙합’이다.

힙합은 난폭하고 잔인한 그들의 행동에 비트를 더한다. 동시에 관객에게 그들의 광기를 신나고 유쾌하게 전달한다.

영화에는 여자의 가슴을 주무르고 칼로 사람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장면이 잇따라 나오지만 힙합 덕분에(?)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흘러간다. 그래서 탄생한 장르가 ‘힙합 갱스터 액션 무비’다. 용어가 조금 낯설다면 간단히 ‘힙합 뮤지컬’로 이해하면 쉽다.

영화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젊은 배우가 대거 등장한다. 최근 ‘기생수 파트 1&2’에 출연하며 국내 팬들에게 얼굴을 알린 소메타니 쇼타를 비롯해 스즈키 료헤이, 영 다이스, 세이노 나나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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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쿄 트라이브’에 출연한 배우 소메타니 쇼타. (사진제공=어뮤즈)

관객에게 영화를 전달하는 건 극중 쇼를 연기하는 소메타니 쇼타의 몫이다. ‘도쿄 트라이브’의 설정과 각 구역을 지배하는 조직들의 모습 등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되기 앞서 쇼는 랩을 하며 관객을 이끈다.

갱스터 영화에서 착한 주인공 보다 더 중요한 악역 메라는 스즈키 료헤이가 연기한다. 과거 ‘변태가면’에서 코믹한 설정 속에서 진지한 연기를 선보였던 스즈키 료헤이는 이번 작품에서 마초적인 남자의 매력을 숨기지 않는다.

의상은 잘 단련된 상체 근육에 티 팬티 하나가 전부다. 칼질 한 번 할 때마다 “남자는 커야 해”라고 외치는 무식한 남자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이 남자에게 자꾸만 눈이 간다. 그가 연기하는 메라는 B급 무비로서 ‘도쿄 트라이브’의 색깔을 가장 잘 표현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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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쿄 트라이브’에서 메라를 연기한 배우 스즈키 료헤이. 그가 보여주는 액션의 광기는 일품이다. (사진제공=어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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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쿄 트라이브’는 갱스터 조직에 의해 지배되는 도시 도쿄를 배경으로 한다. 이곳을 지배하기 위해 각 조직들은 매일 싸움을 벌인다. (사진제공=어뮤즈)

영화를 연출한 소노 시온 감독도 예사 인물이 아니다. 그가 ‘자살 클럽’, ‘기묘한 서커스’, ‘지옥이 뭐가 나빠’ 등 작품으로 보여준 독특한 영상미와 철학은 일반 관객을 팬으로 만들었다. 그를 지지하는 국내 팬도 다수 있다.

지난 2006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과 관객상을 받은 ‘노리코의 식탁’도 소노 시온의 작품이다. 탄탄한 원작에 소노 시온의 연출, 여기에 힙합까지 더해진 ‘됴코 트라이브’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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