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빼니 인기 상승··· '00리스' 역발상 제품들

김정아 기자
입력일 2015-06-13 10:10 수정일 2015-06-13 10:10 발행일 2015-06-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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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 와이드앵글
와이드앵글 ‘기하학 패턴 스파이크리스 골프화’ (사진제공=와이드앵글)

브릿지경제 김정아 기자 = 핵심 기능으로 여겨졌던 특정 부품을 없앤, 이른바 ‘OO리스’(-less: ‘-을 뺀’이라는 의미의 영어 접미사) 제품들이 인기다. 핵심 기능으로 알고 있던 부품들을 기술의 발달로 대체 부품으로 대신하면서 기존의 기능은 물론 추가적인 사용 기능을 가지게 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끈 것이다.

골프웨어 와이드앵글은 ‘기하학 패턴 스파이크리스 골프화’를 선보였다. 골프화에 스파이크는 골프 스윙 시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품이지만, 일상 생활에서는 신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와이드앵글은 밑창에 특수배합 고무 소재를 접목해 스파이크를 없애면서도 지면 마찰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스윙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도 볼 수 있는 스파이크 징을 빼 버렸지만 오히려 그 동안 높은 가격에 살까 말까 망설이던 골퍼들과 계절에 한 번 꼴로 드물게 골프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었다.

이에 따라 SNS에 자발적인 구매 인증샷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입 소문을 타 출시 두 달 만에 2000개 판매를 돌파했고, 현재 2차 리오더(재주문)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와이드앵글 관계자는 “골프웨어 업계에서 이처럼 단기간 판매 폭증은 드문 일”이라며 “스파이크를 없애고도 발을 안정적으로 지탱해준다는 점이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구미에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핵심 부품을 제거해버리는 이 같은 변혁은 IT업계에서는 이미 보편화 추세다. 2009년 첫 등장 후 매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대표적 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 카메라에서 반사 거울과 펜타프리즘(빛을 90도로 굴절시키는 오각형의 프리즘)을 제거해 외형을 작게 만든 카메라다. 무게와 크기를 줄여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사용 가능하면서도 고화질과 다양한 수동조작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특히 최근 이미지 중심의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활용 트렌드에 맞춰 찍은 사진을 다른 IT 기기나 온라인으로 즉각 전송할 수 있는 와이파이(Wi-Fi)와 근거리 무선 통신(NFC), 셀카 촬영을 돕는 180도 회전 가능한 LCD 기능까지 장착하면서 사용자에게 최상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마트에 따르면 전체 카메라 매출액에서 미러리스 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2%에서 2013년 44%로 늘었으며 올해에는 이미 60%를 넘어섰다. 반면 DSLR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는 올해 카메라 매출 비중이 각각 25%, 15%로 지속적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NEX-5 시리즈와 ‘송혜교 카메라’라는 애칭으로 여성 고객에게 큰 인기를 끈 A5000 등 다양한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을 출시한 소니는 캐논의 아성을 깨고 질주 중이다. 5년 연속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며 독보적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기가 작고 휴대하기 좋아 여성 고객의 문의가 많고, 취미 생활을 즐기려는 50대 이상 고객에게도 인기”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이미지 중심의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활용 트렌드에 맞춰 찍은 사진을 다른 IT 기기나 온라인으로 즉각 전송할 수 있는 와이파이(Wi-Fi)와 근거리 무선 통신(NFC), 셀카 촬영을 돕는 180도 회전 가능한 LCD 기능까지 장착하면서 사용자에게 최상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용에 맞춰 사양 개발에 집중했던 노트북 업계도 최근 고사양 ‘팬리스(Fanless) 노트북’ 출시로 다시금 눈길을 돌리고 있다.

팬리스 노트북은 프로세서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각 팬을 제거하고 대신 열을 본체에 골고루 전달하는 형태의 제품이다. 냉각 팬이 없어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속적인 프로세서 생산 공정을 개선함으로써 방열 효율이 떨어져 오래 사용할 수 없던 과거 단점을 보완하자 팬리스 노트북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팬이 돌아가며 발생하는 소음이 전혀 없어 카페, 사무실, 도서관 등 정숙해야 하는 곳에서 사용이 자유롭고 일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이다. 전력 소모도 적어 대학생이나 이동 또는 비즈니스 미팅이 잦은 직장인들이 사용하기에도 제격이다.

‘삼성 노트북 9 2015 Edition’은 팬리스 노트북으로 무소음인데다 고성능 스펙을 갖췄다. 14나노미터(nm) 공정으로 설계한 인텔 코어 M 프로세서를 적용해 일반 노트북에 비해 열 발생이 적다. 저장장치 역시 플래시메모리 방식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사용해 모터가 하나도 없어 소음 발생을 차단한다. 지난 4월 출시된 에이수스의 노트북 ‘Chi 시리즈’도 초경량과 초슬림을 내세워 냉각 팬이 없는 팬리스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애플이 4년 만에 출시한 신형 맥북 ‘레티나’ 역시 최초로 팬리스 디자인을 적용했다.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