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컷 리뷰] 2002년 당신의 기억 속 '연평해전'은?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06-07 11:52 수정일 2015-06-07 18:10 발행일 2015-06-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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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제2 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김학순 감독의 영화 ‘연평해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개봉일이 24일로 연기됐지만 ‘연평해전’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샌 안드레아스’ 등 대규모 외화가 주를 이루는 극장가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S#1. 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배 위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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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정 참수리 357호에 정장 윤영하(김무열) 대위가 오면서 분위기는 모든 훈련은 실전처럼 강화됐다. 하지만 그들도 한국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다 같이 TV를 시청하며 전우애를 다졌다. 그러던 어느날 북한의 갑작스런 공격으로 그들의 평화는 깨지게 된다.

영화가 묘사하는 제2 연평해전은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한국이 축제로 들떠 있을 때 벌어졌다. 대한민국과 터키 3·4위 전이 열리는 6월 29일 바다 위에선 6명이 죽었고 19명이 부상당했다. ‘연평해전’ 초·중반은 고속정 참수리 357호 속 병사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한다.

배를 책임지는 정장 윤형하(김무열) 대위는 엄격하지만 따뜻하게 병사들을 어루만지고 그 곁에서 한상국(진구) 하사는 마치 친구처럼 동료와 소통한다.

S#2. 의무병 박동혁 병사를 통해 보는 해군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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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평해전’에 출연한 배우 이현우. (사진 제공=NEW)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의무병 박동혁(이현우) 상병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관객들은 그가 처음 참수리 357호로 전입하는 순간부터 제2 연평해전이 끝나 병실로 호송될 때까지 배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평범한 병사의 동선을 따르며 읽는다.

배우 이현우가 연기하는 박동혁은 참수리 357호의 모든 것이 낯설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영화 초반 해군의 생활을 잘 모르는 일반 관객에게 더 쉽게 영화를 전달하는 효과를 낸다. 그리고 박동혁 상사가 배에 익숙해지는 광경을 지켜 보며 관객도 그와 영화에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S#3. 전투장면만 30여분 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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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침몰하지만 조타장 한상국 하사는 끝까지 남아 자리를 지킨다. 결국 그는 배가 침몰한 후 실종됐다가 해군의 수색작업으로 발견됐다. 그는 여전히 조타실에 있었다. (사진 제공=NEW)

배 위에서 벌어지는 교전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김학순 감독은 영화를 연출하며 ‘리얼리티’에 가장 공을 들였다. 그래서 해군들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묘사했고 치열한 전투 장면도 실제 크기와 같은 고속정을 제작해 촬영했다. 덕분에 바다 위를 오가는 탄환들과 적 공격으로 무너지는 함교의 모습 등 급박한 전투 속 상황들이 영화에 담길 수 있었다.

S#4. 엔딩크레딧만 7000여명. 영화가 끝나도 감동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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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평해전’이 끝나고 약 10분 동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사진 제공=김동민)

영화는 클라우드 펀딩(후원, 기부, 대출, 투자 등을 목적으로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통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으로 완성됐다. 그 규모는 역대 최고다. 순 제작비 60억원 중 3분의 1이 클라우드 펀딩으로 모금됐다.

영화가 끝나면 도움을 준 7000여명의 이름이 화면을 채운다. 개인과 단체 모든 이름이 기록된 엔딩 크레딧이 흐르는 시간은 약 10분. 본 영화로 받은 감동은 화면에 흐르는 그들의 이름을 따라 더 오래 가슴에 남는다.

또한 윤형하 대위가 생존 당시 했던 뉴스 인터뷰도 소개된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월드컵을 응원하는 국민을 위해 바다를 지키겠다”고 말하는 그의 인터뷰는 다신 한 번 영화가 실제 사건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