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프리뷰] 영화 '연평해전' 국민의 후원은 헛되지 않았다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5-06-01 18:31 수정일 2015-06-01 18:31 발행일 2015-06-0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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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여명의 도움. 누구라도 자부심을 느낄것
배우 김무열, 진구, 이현우 주연 10일 개봉
영화 ‘연평해전(감독 김학순)’ 제작에 힘을 보탠 국민 6만여명의 후원은 헛되지 않았다. 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첫 공개된 영화는 지난 2002년 당시 벌어진 ‘제2 연평해전’을 실감나게 재현하며 눈길을 끌었다.

총탄이 쏟아지는 바다 위 상황과는 정반대로 육지에서는 한일월드컵 한국과 터키 3·4위 전으로 축제 분위기였다. 영화는 그날을 즐기고 시간이 지나 아픔을 잊어가는 모두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좋은 영화라는 자부심이 듭니다.”

배우 진구의 말 그대로다. 영화의 완성도는 클라우드 펀딩(후원, 기부, 대출, 투자 등을 목적으로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 등을 통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에 참여한 사람도 자부심을 느낄 정도다.

영화 '연평해전' 연출한 김학순 감독<YONHAP NO-1916>
김학순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연평해전’ 언론시사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제공=연합)

영화가 끝나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학순 감독은 후원에 대한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병사들의 희생, 유가족의 아픔이 나에게 크게 다가왔고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하려는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진행 하다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커져 제작비가 부족한 상황에 처했다. 당시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국민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었다”며 “다행히 영화에 대한 진정정이 국민에게 잘 전달돼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제작 소감을 밝혔다.

영화 후반부가 북한과의 교전을 상세하게 그린다면 초·중반부는 주인공 故 윤영하 대위(김무열), 故 한상호 하사(진구), 故 박동혁 상사(이현우)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는 데 집중한다. 그들의 일상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픽션이다.

이에 대해 감독은 “영화 제작을 위해 세 사람의 유가족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픽션이지만 어디까지나 사실에 크게 왜곡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출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경례 하는 배우들<YONHAP NO-1986>
영화 ‘연평해전’에 참여한 주연 배우들. 왼쪽부터 진구, 이현우, 김무열. (사진 제공=연합)

영화가 전하는 아픔과 감동은 실제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도 공감한 부분이었다. 진구는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슬프고 죄송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참느라 고생했다”고 영화 첫 관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영화를 설명하는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문구처럼 관객이 영화를 보고 그날의 사건, 희생한 분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원칙주의자 윤영하 대위를 연기한 김무열도 “처음 시나리오를 보며 받은 감정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그 느낌은 한 마디로 표현할 못할 정도”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현우에게는 다소 재미있는 질문이 던져졌다. 극중 개그맨 정주리와 외박을 나가는 장면에 대해 이현우는 재치있는 대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정주리 누나와 함께 찍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들뜬 마음으로 촬영장에 갔던 기억이 난다. 평소에 많이 봤고 개인적으로 그분의 팬이다. 촬영 당시에도 재밌게 해주셔서 편안하게 촬영할 수 했다”고 회상했다.

영화가 끝나면 약 10분간 클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화면을 가득 채운 글자들의 여운은 관객으로 하여금 쉽게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지 못하게 한다. 영화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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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평해전’ (사진 제공=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