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살인적인 폭염… 1200여명 사망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5-28 13:33 수정일 2015-05-28 17:09 발행일 2015-05-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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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녹아내릴 정도의 살인적인 더위로 인도에서 일주일도 채 안돼 12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영국 BBC 등 주요 외신은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인도를 강타한 가운데 텔랑가나와 안드라 프라데시 주 등에서 최소 111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가 공식 발표한 사망자 수는 1000명이지만 과소 평가됐다는 분석이다.

INDIA WEATHER <YONHAP NO-3014> (EPA)
인도 콜카타 주에서 27일(현지시간) 섭씨 41도의 폭염 속에서 한 인도인 가족이 의료진의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

희생자의 대부분은 건설 노동자, 노숙자, 고령자 등 실내에 머무르기 어려운 조건의 사람들로 파악됐다. 게다가 이달 말 남부지방부터 몬순(우기)이 시작된 이후에야 폭염이 점차 사그라질 전망이어서 피해가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보도에 따르면 안드라 프라데시 주에서만 지난 10일 동안 900여명이 무더위로 사망했다. 지난해 여름의 두 배 가량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안드라 프라데시 주와 텔랑가나 주에서는 몇일 동안 최고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어 최고 48도까지 기록했다.

동부 웨스트벵골 주와 오디샤 주, 북서부 라자스탄 주 등 인도 다른 지역에서도 75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도 뉴델리에서는 아스팔트 도로가 지열에 녹아내린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도 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수많은 피해자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국은 현재 ‘한낮에 야외 활동을 피하고 물을 많이 마시라’는 원론적인 안내만 할 뿐 적극적인 주민보호에 나서지 않고 있다. 안드라프라데시 주의 경우 텔레비전을 통해 외출할 때 모자를 쓰고 평소 물을 많이 마실 것을 주민들에게 권하고 있을 뿐이다.

텔랑가나 주의 주도 하이데라바드에 거주하는 알프레드 인네스는 “정부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주민들 스스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 기상청 관계자는 북서부 라자스탄 주의 사막에서 고온건조한 북서풍이 불어오는 데다 강우량이 부족해 폭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도는 매년 5월마다 폭염에 시달렸으며 2002년과 2003년에도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