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소비재 시장에 이는 '3D 바이오프린팅' 바람

김효진 기자
입력일 2015-05-27 17:18 수정일 2015-08-18 14:03 발행일 2015-05-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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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조직에서 추출한 바이오 잉크를 3D 프린터에 넣는다. 플라스틱 장난감이 찍어지듯 3차원 공간 안에서 세포 구조물이 만들어진다. 형성된 생체 조직은 제품의 독성검사나 임상 시험을 위해 활용된다.” 

3D 프린팅과 바이오기술(BT)이 만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실현시킬 미래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인간의 피부까지 재현해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을 것 기대되면서 대형 제약회사, 소비재 생산업체 등의 관심이 뜨겁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26일(현지시간) 대형 소비재 생산업체 프록터앤갬블(P&G),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 등이 3D 바이오프린팅 분야에 뛰어들었다며 이를 이용해 만든 인체 조직이 화장품, 약품 등의 임상 실험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P&G는 26일 3D 바이오프린팅 연구개발비 지원대회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P&G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3D 바이오프린팅 연구 제안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연구개발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지원은 싱가포르 과학기술 연구기관 에이스타와 함께 계획한 투자 전략 중 하나다. 약 5년 동안 6000만 싱가포르달러(약 492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통해 P&G는 비누, 세제와 같은 자사 위생용품의 유독성 여부나 안전성을 빠르고 쉽게 검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제품 효능 검사를 위해 기업은 실제 사람의 피부조직과 같은 피부 샘플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했다.

엘레나 루리 루크 P&G 글로벌 생명과학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부문 대표는 “바이오프린팅 분야의 가능성을 검토하길 원한다”며 “이 분야는 떠오르는 신생분야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화장품그룹 로레알도 이달 초 미국 바이오프린팅 스타트업 오가노보와 협약을 맺고 3D 바이오프린팅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로레알은 지난 2011년 프랑스 리옹에 연구소를 설립한 뒤 체외 피부조직 생산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제약업체도 3D 프린팅과 바이오기술을 조합한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신약 개발과 약품 효능을 검사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이미 오가노보는 독일 제약사 등과 손잡고 의학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간과 신장 조직을 3D 프린팅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 맨체스터대 재료과학부의 브라이언 더비 교수는 “바이오프린팅 분야에 대형 소비재 업체 및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강조했다.

FT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향후 실제 장기를 만들어 내 이식 수술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 이식 수술에 실제 도움을 주기에는 최소 2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