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변비? 식이섬유를 많이 드세요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입력일 2015-05-26 15:11 수정일 2015-05-26 15:11 발행일 2015-05-2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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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회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인체의 생리에 있어서 어떤 음식을 섭취하는가 만큼 대소변을 배설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요즘 소변을 시원스럽게 보지 못하거나 대변을 잘 보지 못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변비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찾아오는 병이다.

변비란 배변시 무리한 힘이 필요하거나 대변이 과도하게 딱딱하게 굳은 경우, 불완전 배변감(후중감) 및 폐쇄감이 있는 경우 등을 말한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은 하루 1회 변을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각자의 체질과 음식물의 분량 및 종류에 따라서 대변의 횟수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매일 1회 대변을 보더라도 배변이 개운치 않으면 역시 변비로 볼 수 있다. 반면에 2~3일 배변이 없더라도 특별한 병적 증상이 없을 때는 변비가 아니라 생리적인 경우로 볼 수 있다.

변비는 그 원인에 따라 원발성 변비와 이차성 변비로 구분할 수 있다. 대장과 항문직장의 기능이상에 의해 발생한 변비를 원발성 변비 혹은 기능성 변비라 하며, 이것이 변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에 이차성 변비는 종양, 탈장, 대사성 질환, 신경계 질환 등과 같은 확실한 기질적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을 말한다. 이차성 변비는 원인 질환의 치료가 우선이다.

한의학에서는 변비를 허실로 나누어 병이 실해서 오는 실비(實秘)와 몸이 허약해서 오는 허비(虛秘), 그리고 신경을 많이 써서 오는 심인성 변비로 구분한다.

변비의 증상은 다양하여 배변장애 뿐만 아니라 배가 항상 더부룩하고, 전신이 무겁고 힘이 없는 것 같고 기분이 우울하고 불쾌감마저 들며, 머리가 맑지 않다. 또한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불순, 기미, 여드름과 같은 피부질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을 살펴보면 실비는 속의 열(熱)과 울체된 기운으로 생기는데, 그 특징은 음식을 잘 먹는데도 대변을 보지 못한다. 허비는 기와 혈이 부족하고 진행의 부족으로 생기는데 먹지도 못하고 몸이 무거우면서 대변을 보지 못한다.

치료는 병의 허실에 따라 달라지는데 실비는 열을 내리고 기운을 잘 통하게 하는 약물을 사용하며, 허비는 기(氣)와 혈(血), 그리고 진액(津液)을 보충해지는 약물을 사용하여 치료한다. 정신적으로 오는 심인성 변비는 신경을 튼튼히 해주고 담력을 키워주는 약물과 함께 처방하여 치료한다. 꾸준한 치료로 대장의 기능을 정상화시켜주면 오래된 만성 변비도 치료가 가능하다.

변비는 보통 잘못된 배변습관, 운동부족,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잘못된 식습관, 무리한 다이어트, 사하제의 남용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습관, 그리고 식유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은 변비 치료의 기본이다.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