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트렌드] '최악의 불황' PC방 '1인 먹거리'에서 활로 찾는다

박시형 기자
입력일 2015-05-18 15:27 수정일 2015-05-18 15:47 발행일 2015-05-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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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치열한 요금 경쟁으로 불황에 허덕이는 PC방 업계가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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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악의 경영난에 빠진 PC방 업계가 수익 창출을 위해 ‘먹거리’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클리앙)

100원 짜리 PC방이 출몰하는 상황 속에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먹거리 품목을 개발하고 도입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PC방 사업은 먹거리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치열해졌다. PC방 문화가 한창 도입되던 2000년대 초반과 비교했을때 임대료와 전기세 등이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PC방 사용 요금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PC방 업계는 먹거리 사업을 이윤 창출의 주요 수익원으로 판단,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PO방들의 살기위한 변신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PC방에서 치킨은 물론 맥주, 끓이는 라면까지 판매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정부의 단속도 만만치 않지만 살기위한 PC방업주들의 진화는 지금의 PC방 시장 상황이라면 막기 힘들어보인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 PC방에 BBQ치킨 1인분 등장 

bbq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지난달 제너시스BBQ와 업무협약식을 체결하고 오는 31일까지 업주들과 계약을 맺어 전국PC방에 1인 치킨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BBQ)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IPCA)는 지난달 제너시스BBQ 그룹과 본사 국제회의실에서 ‘행복한 먹거리 캠페인’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IPCA는 전국 3000여개 PC방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PC방 업주들의 단체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BBQ는 PC방 점주들에게 ‘BBQ e-Cafe’라는 브랜드로 먹거리 사업 모델을 제시하고, IPCA는 회원사에게 이를 홍보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BBQ는 오는 31일까지 업주들과 계약을 맺고 전국PC방에 BBQ를 입점시켜 치킨 메뉴를 1인분으로 구성해 선보이고 꼬꼬콜이나 고구마스틱, 햄버거 등 간편한 메뉴를 적극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자회사 올떡볶이의 떡볶이,순대,라면 등 분식 메뉴 등을 취급해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PC방 업주들이 매출 하락을 겪고 있다”며 “이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고자 먹거리 업무협약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  PC방 휴게 음식점 등록…‘끓이는 라면’ 판매 

아이비스피시방
휴게 음식점을 추가 등록한 PC방에선 일반 컵라면 뿐만 아니라 ‘끓이는 라면’ 판매가 가능하다. (사진=아이비스피씨방)

언제부턴가 PC방엔 주방이 생기기 시작했고 다양한 조리식품이 등장하고 있다. 식품위생법상 조리 식품의 판매가 불가능해 컵라면이나 음료수 판매에 의존했던 PC방들이 ‘휴게음식점’을 추가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PC방에 휴게음식점을 추가하는 과정이 까다로워 등록이 불가능하다는 지역도 있지만 지자체 승인을 받게되면 손님들에게 컵라면이 아닌 ‘끓이는 라면’을 제공할 수 있어 매출 증가와 고객 만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PC방 사업주가 식품을 개봉 후 조리행위를 하여 손님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경우 식품위생법상 휴게음식점업으로 시설을 갖추고 영업신고를 해야 한다고 고지하고 있다. 또한 PC방 공간과 휴게음식점 공간은 벽으로 분리돼 있어야 한다.

◇ PC방에 일반 음식점 등록까지 

PC방 먹거리1 일반음식점
일반 음식점을 추가 등록한 PC방에선 식당 수준의 설비를 갖춰 레시피를 직접 개발·판매 하는 서비스가 가능하며 주류 판매도 가능하다. (사진=리코스타피씨방)

PC방 먹거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PC방에 일반 음식점 등록을 한 곳도 있다. PC방에서 식당 수준의 주방 설비를 갖춰 일반 식당과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의 레시피를 직접 개발·판매하는 업소도 있다. 학생층을 겨냥한 간식거리나 회사원을 위한 다양한 저녁메뉴 판매로 다른 PC방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남이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 음식점을 등록한 PC방은 지난해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PC방 창업 지원을 위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에서 아이디어가 나왔고 일부 PC방 업주들이 실행에 옮기면서 업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휴게 음식점보다 일반 음식점으로 영업 허가를 받는 조건이 까다롭다고 알려져있지만 지자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며 PC방에 일반 음식점을 추가 운영하고 있는 곳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빙과류·빙수류 등 계절별 메뉴 판매

아이스크림과 빙수류를 취급하는 PC방도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PC방은 계절별 메뉴에 따른 차별이 없어 무더운 여름이면 PC방 밖에서 손님들이 아이스크림을 사오곤 했다. 업계관계자는 “손님들이 밖에서 사오는 아이스크림이나 빙수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PC방에서도 냉동고만 따로 설치하면 손님들이 밖에서 소비할 돈을 안에서 소비해 매출에 도움이된다”고 말했다. 시중에는 많은 기호 식품이 판매되고 있고 소비자의 입맛 또한 다양해진 상황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것 또한 새로운 차별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 일반 PC방 사업자는 소량포장 식품 다양화

여건상 휴게음식점 등록이 어려운 일반 PC방의 경우,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소량포장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 출시되는 삼각김밥, 컵라면, 컵밥 등은 제품도 다양하고 인기가 있으며 간단하게 전자레인지에 조리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PC방에서 활용하기 적합하다.

PC방 시장은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영역이다. 최근 집계된 매출액은 1조 6618억원으로 한국 전체 게임시장에서 17.1% 를 차지한다. PC방 시장은 게임업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나날이 위축되고 있다. PC방 업체들이 자구책으로 뛰어드는 ‘먹거리 사업’이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시형 기자 lutice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