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버스 음주운전사고, 밤보다 아침에 더 많다

이나리 기자
입력일 2015-04-09 12:13 수정일 2015-04-09 17:04 발행일 2015-04-0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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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수학여행이나 단체여행에 주로 이용되는 전세버스의 음주운전사고가 밤보다는 아침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세버스 음주운전 사고 중 31%가 오전 6∼10시의 아침 시간대에 발생했다.

9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2010∼2014년 전세버스 사고 4만여건과 전국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전세버스 사고 특성 및 정보조회 서비스 개선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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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사고가 주로 술자리 후인 저녁∼새벽 시간대에 일어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다.

자세한 시간대별로는 오전 6∼8시에 17%가 집중돼 음주운전사고 비율이 가장 높았고, 오전 8∼10시에도 14%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비해 오후 8~10시가 12.4%, 오후 10시~자정이 6.0%였다.

전세버스의 전체 음주운전사고 5304건 가운데 면허취소에 이르는 만취운전 사례도 7.5%인 54건이나 일어났다. 음주사고 운전자는 50대가 43.5%를 차지했다.

전세버스는 시내버스나 고속버스와 달리 정해진 노선 없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자동차를 이용해 여객운송하는 사업이다.

초·중·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에 많이 이용되는 전세버스 사고는 지난 5년간 연평균 16.1%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노선을 따라 운행하는 고속버스 사고가 5년간 평균 3.5% 추세로 감소해 온 것과 대조적이다.

대형사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사망자 수 역시 연평균 14.9% 늘어나 고속버스 사망자 수 증감률(-5.6%)보다 20.5%포인트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세버스 사고가 가장 많은 시기는 역시 행락 수요가 많은 봄철이다. 특히 1건의 사고로 사망자가 3명 이상이거나 부상자가 20명 이상인 대형사고는 지난해 4월 30.8%가 발생했다. 3월 발생건수도 23.1%나 돼 봄철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전국 학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중·고등학생 학부모의 77.0%는 작년 4월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사실상 중단된 수학여행 재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진행한 수학여행 재개 여부에 관한 학부모 설문 조사(62.0% 찬성)와 비교해 15.0%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수학여행 재개에 찬성하면서도 가장 불안한 부분으로 이동수단(71.0%)을 꼽았다.

김태호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봄에 전세버스 사고가 일어나면 대형사고가 될 확률이 높아 졸음운전이 많아지는 오후 1∼2시 각별한 주의운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버스 운전자 음주사고가 집중되는 오전 6∼10시에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용자들은 운전자 정보와 차령초과·차량검사 여부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나리 기자 nallee-bab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