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달러? 6만달러? 은행과 손님 '환전 진실게임'

남지현 기자
입력일 2015-03-11 16:51 수정일 2015-03-11 16:51 발행일 2015-03-1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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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은행 지점에서 고객이 한화 500만원을 싱가포르화 6000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직원의 실수로 그 10배인 6만달러를 내주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하지만 해당 고객은 “돈봉투를 잃어버렸고, 거기에 6만 달러가 들어 있는지도 몰랐다”며 반환을 거부하자 은행은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1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사업가 A(51)씨는 지난 3일 오후 2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시중은행 지점에 들러 한국 돈 500만원을 싱가포르화 6000달러로 환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창구직원 정모(38)씨가 100달러 지폐 60장을 내준다는 것이 착오로 1000달러 지폐 60장을 줬다는 것이다. 

현재 싱가포르화 환율을 고려할 때 원래 받아야 할 금액(486만여원)보다 4375만여원을 더 준 셈이다.

A씨는 정씨가 내민 봉투와 거스름돈을 가방에 넣은 채 자리를 떴고 은행 측은 한참 지난 오후 6시께에야 싱가포르화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이씨에게 연락을 했다.

전화를 받은 A씨는 “봉투에 6만 달러가 들어 있었다는 것은 몰랐고 가방 앞주머니에 넣어 둔 봉투를 잃어버려 경찰에 분실신고를 한 상태”라며 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은행은 A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은행 측은 A씨가 봉투를 받는 과정에서 고개를 숙여 살펴보는 모습을 보였고 가방에 봉투를 넣기 전 멈칫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싱가포르화 1000달러 지폐는 크기가 커 보통 봉투에 안 넣기 때문에 당연히 100달러짜리라고 생각했다”면서 “잃어버렸는데 지금 와서 6만 달러가 있었다며 갚으라니 말이 되느냐”고 억울해했다.

남지현 기자  dioguinnes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