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33년 전 과장시절…" 사우디와 인연 밝혀

이혜미 기자
입력일 2015-03-04 17:27 수정일 2015-03-04 18:09 발행일 2015-03-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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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우디 있게하는 데 한국 기업과 근로자 빼놓을 수 없어"
박용만 두산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겸 두산그룹 회장(사진제공=두산그룹)

“33년전 사우디아 수도 리야드 시내에서 전자제품을 많이 팔던 거리를 우리 근로자들이 ‘청계천 세운상가’라는 식으로 이름을 붙여 불러서 기억하곤 했는데 이제는 어디가 어디인지 찾을 수조차 없게 발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해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사진)이 33년전 과장으로 사우디 건설현장에서 근무할 당시의 추억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박용만 회장은 1982년 동산토건(현 두산건설) 사우디아라비아 지사에서 1년 넘게 근무한 경험이 있다. 당시 리야드 국제공항의 화물터미널 공사현장과 사우디 북쪽에 있는 아라아르 국경수비대 숙소 현장 두 곳에서 과장으로 관리업무를 담당했다.

박 회장은 사우디 지사 근무 후에는 뉴욕에서 현장에 보내는 자재 구매업무를 맡았다.

이번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해 사우디를 다시 찾은 박 회장은 “현지 근무 당시 픽업트럭 몰고 리야드 시내를 다니면 거기가 거기로 뻔할 정도였는데 창문에서 보니 어마어마하게 도시가 팽창했고 건물들의 스카이라인이 완전히 변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오늘의 사우디를 건설하는데 대한민국 기업인과 근로자의 땀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고 대한민국 경제가 오늘에 오기까지 사우디의 도움과 사우디에서의 우리 활동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고 밝혔다.

박 회장은 “1982년 사우디에서 일할 때 서울에 두고 온 아들이 세살이었는데 서울에 힘들게 국제전화를 하면 멀리 들리는 소리로 “아빠”하는 부름에 눈물이 글썽이곤 했다”면서 “나 뿐만 아니라 현장 사무실에 와서 서울에 전화를 하는 직원들 상당수가 그랬다”고 당시 추억을 회상했다.

박 회장은 “그래도 그때는 달러 버는 재미에 다들 그런 삶이 당연하고 자랑스러웠다”면서 “국가간 동반성장이라는 말의 산 증거가 사우디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사우디 현지 근무 이후 1990년까지는 사우디에 자주 갔고 그 이후에는 뜸하다가 두산그룹이 중공업을 인수한 이후 2003년부터는 1∼2년에 한 번꼴로는 사우디를 방문한다고 한다.

한편 박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상의가 이날 사우디 상의연합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한-사우디 비즈니스 포럼’에서 두산중공업은 사우디 해수담수청과 공동기술 연구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브릿지경제 =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