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건 삼성D 사장 "거래선 확대" vs 한상범 LGD 사장 "OLED 집중"

서희은 기자
입력일 2015-02-23 18:50 수정일 2015-02-23 19:00 발행일 2015-02-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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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박동건 사장과 LG디스플레이 한상범 사장, 디스플레이 업계 두 리더의 올해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23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로 취임 2년차,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취임 4년차를 맞았다. 각각 1년, 3년동안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박 사장과 한 사장이 걸어온 자취는 사뭇 다르다. 올해 두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 사장은 지난 2014년 1분기에 취임한 후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도체 공정 개발, 메모리·LCD 제조 등을 두루 경험한 부품 전문가인 박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으며 사장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60% 가까이 되는 탓에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하자 삼성디스플레이도 덩달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낮은 실적을 낸 박 사장이 삼성의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따라 지난해 인사에서 교체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하고, 3·4분기는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예상을 깨고 박 사장이 유임되면서 올해 박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올해 박 사장은 디스플레이 업계 1위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거래선 다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내부거래 비율을 낮춰 삼성전자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러한 노력은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 ‘요타폰2’에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공을 들여온 중국 모바일 시장에서도 결실을 맺는 등 독자노선 구축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쿨패드와 비보 등의 최고급 스마트폰 모델에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공급을 통해 거래선을 확대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박 사장은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편안하게 다가가 인기가 좋다”며 “박 사장이 거래선 다변화에 큰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 중국 등 다양한 업체들을 공략하는 게 주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사장1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한편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2012년에 취임한 이후 지난해 4분기까지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지난 16일 LG디스플레이는 내달 13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30년 이상을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 몸담으며 제품 및 장비 개발, 생산 공정 등을 경험한 한 사장은 취임 첫해부터 1조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1조1633억원)을 내면서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한상범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 사장이 보여준 결과들에 호평이 주를 이룬다.

LG디스플레이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한 사장이 취임 후 판로 확대에 주력한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시장 상황이나 경영 환경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새 거래처 뚫기에 매진한 한 사장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애플 등에 제품 공급량을 늘려왔다.

그 결과 지난해 LG전자는 애플의 아이폰 6 등에 밀려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했던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6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며 좋은 성과를 냈다.

한 사장에게도 과제는 있다.

OLED 사업이 그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와 함께 OLED TV를 앞세워 OLED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초에도 한 사장은 “파주 E4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에 8000억원 정도를 신규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외에 관련업계에서 OLED 시장에 뛰어든 업체가 거의 없는만큼 OLED를 대중화해 시장을 형성하는 게 한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따라서 올해 한 사장이 또 다시 이끄는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평소 한 사장은 소탈하고 인간적인 CEO라는 평을 많이 듣는다”며 “올해 회사의 큰 성장 동력인 OLED에 주력하는 동시에 LCD 부문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브릿지경제 =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