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4대그룹 배당금 절반 3조8천억 ‘배당잔치’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2-22 18:09 수정일 2015-02-22 18:16 발행일 2015-02-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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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총수 일가 대주주 ‘최대 수혜’…소액주주 ‘들러리’ 불과

올해 대기업들이 배당 확대에 나서면서 4대그룹 상장사 주식을 가진 외국인 주주들의 배당액이 1년새 1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 기업 배당액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 잔치’를 벌인 것이다.

22일 재벌닷컴이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 소속 상장사의 2014 회계연도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을 집계한 결과 올해 배당총액은 7조7301억원으로 전년(6조364억원)보다 28.1%(1조6937억원) 늘어났다. 정부가 기업이익 환류 차원에서 배당 확대 정책을 추진한데 따른 것이다.

이 중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받는 배당금은 전년(2조8297억원)에 비해 34.7%(9832억원) 증가한 3조8128억원이다. 이는 4대그룹 상장사들이 지급하는 전체 배당금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4대그룹 상장사 배당금 순증가액의 58.1%인 9832억원을 챙겨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그룹에서 작년보다 39.4% 증가한 2조1764억원, 현대차그룹에서 41.6% 늘어난 7559억원, SK그룹에서 5968억원, LG그룹에서 2837억원을 각각 지급받을 예정이다.

올해 4대그룹의 배당금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주주별로 분류한 결과 외국인투자자에 이어 총수 및 직계가족이 가장 많은 수혜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그룹 총수 직계가족의 배당금은 작년 2729억원에서 올해 3982억원으로 45.9% 증가했다. 이 중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의 배당금이 지난해 1354억원에서 올해 2221억원으로 64% 증가해 가장 많이 늘어났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가족도 전년보다 44.3% 상승한 1045억원의 배당금을 기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가족은 286억원에서 330억원으로 15.5%, 구본무 LG그룹 회장 가족은 366억원에서 386억원으로 5.5% 증가했다.

올해 기업배당액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와 총수 일가족은 배당잔치를 벌인 반면 소액주주들은 들러리에 불과했다.

올해 소액주주들이 받는 배당금 증가율은 외국인 투자자와 총수 일가족 증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타 주주들의 배당금은 지난해 1조2140억원에서 올해 1조3786억원으로 1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브릿지경제 =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