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투자비용 70%로 확대, 경쟁력 강화 中·日 압박 탈출

차종혁 기자
입력일 2015-02-12 18:12 수정일 2015-02-12 19:01 발행일 2015-02-13 1면
인쇄아이콘
정부 “올해부터 부품보다 소재 연구개발 투자비용 비중 확대”
포스코, 리튬·니켈·마그네슘 등 소재 경쟁력 확보에 투자 지속

정부와 산업계가 중국과 일본의 공세를 이겨낼 방법으로 소재산업 경쟁력 증대를 택했다. 

소재산업 경쟁력이 확보돼야 중국의 저가 공세와 일본과의 기술력 차이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소재와 부품 분야 강소기업들이 중심이 된 1300개 히든 챔피언 기업을 보유하고 기계산업의 강자가 된 독일이나 좋은 물건을 만들려는 장인 정신, 즉 ‘모노쓰쿠리’를 통해 소재부품 분야의 강자가 된 일본이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좋은 명분이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모든 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원천소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재·부품 개발 투자 비용의 비중을 올해부터 소재에 더 집중할 방침”이라며 “올해부터 소재 연구개발 투자비중을 70%로 확대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자부에 따르면, 소재·부품 연구개발 정부 투자예산은 연평균 3500억원이다. 

이 중 소재와 부품에 대한 투자 비중은 지난해까지 소재 40%, 부품 60%로 부품 비중이 더 높았다. 2001년에는 부품 비중이 80%에 달했다.

그러나 국내 제조업이 중국과 일본의 사이에 낀 상황에서 국가 산업이 전체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단기성과를 내는 부품보다는 장기성과를 낼 소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중점 투자의 방향을 소재로 선회했다.

나기용 산자부 소재부품정책과장은 “정부는 소재개발에 중점 추진하고 부품개발도 기술개발해서 해외 수출이 기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소재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재 부품에 대한 기술개발 사업화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 제조사도 중국과 일본의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소재경쟁력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소재 분야 대기업들은 단기성과를 낼 수는 없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소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소재산업이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할 때 국가 산업경쟁력을 갖추려면 원소재인 마그네슘, 리튬, 마그네슘, 텅스텐, 티타늄 등 각종 금속, 비금속 소재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원소재 경쟁력을 확보해야 중국의 저가 공세와 일본과의 기술력 차이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철강업계 대표 기업인 포스코는 니켈, 마그네슘, 리튬, 티타늄 등 소재사업 투자가 당장은 적자 내지는 연간 5%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계속 투자해야 할 분야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재경쟁력을 갖춰야 첨단 융합기술산업 발전도 가능하고 전후방 산업이 함께 성장하면서 국가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게 이유다.

대표적인 소재 투자사업인 리튬의 경우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북부 후후이주 카우차리 염호 인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튬 직접 추출기술을 적용한 연산 200t 규모의 대용량 실증 플랜트의 준공식을 열면서 소재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또한 자회사인 SNNC를 설립해 2008년 페로니켈 공장을 준공함으로써 니켈 수요의 50%를 자체 조달하고, 세계 최초로 광산회사와 스테인리스 제조회사가 수직적으로 결합해 니켈 가격 급등락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2년 준공한 마그네슘제련공장 건설을 위한 공사에는 700억원이 투입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수 어렵기 때문에 대기업이 나서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비철금속업체인 고려아연은 아연, 연(납) 등 철강원료는 물론 반도체 재료인 셀레늄 등의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매년 인듐, 비스무스, 카드뮴, 갈륨, 안티모니, 셀레늄 등 전 산업의 쌀과 같은 원천 소재인 희유금속 연구개발에 매진한 결과 아연, 연 생산시 부산물을 이용해 이들 희유금속을 양산하고 있다. 올해도 아연, 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희유금속 생산량도 늘릴 계획이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